우리는 자녀가 자신의 생각을 자신있게 표현하기를 원한다. 그런가하면 생각의 폭과 넓이가 확장되기를 또한 원한다. 그런데 이러한 바람이 이루어 지기 위해서는 먼저 지식과 정보가 일단 정확해야 한다.

정확한 지식과 정보가 부족하면 아무리 남들 앞에서 자신있게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고 싶어도 기초가 든든하지 못하므로 자연히 불안할 수밖에 없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생각의 폭과 넓이를 확장하려고 해도 기초지식과 정보가 빈약하면 다양한 생각을 펼치기에 역부족이다.

그러기에 우선 부모님들은 자녀와 함께 독서를 하면서 아이들이 자기 나름대로의 소감을 발표하게 한 후 어려운 단어에 대하여 그 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서슴없이 가족에게 질문하는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 혹시 아이가 질문했을 때 질문을 회피하거나 불성실한 대답으로 그 질문을 피해간다면 아이들은 다시는 질문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취지하에 우리 가정은 매주 1회씩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가족들이 책을 읽고 모르는 부분이나 의심나는 단어에 대해 서로 질문을 하며 의구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즉 가족 독서토의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일주일 전에 미리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야 서로 그 책의 내용을 준비하니까 그 첫 번째 시도가 얼마전 저녁에 이루어 졌다. 초등학교 2학년인 손자는 설민식 님의『‘한국사 대모험1』을 선택했다.

그래서 나 또한 손자의 책을 시간내어 사전에 읽어보았다. 목차를 보니 제1화 단군왕검, 제2화 세종대왕, 제 3화 이순신, 제4화 안중근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만화 형식으로 재미있게 서술되었고 그림 또한 잘 묘사되어 있었다.

어린 손자에게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어떠한 사람으로 성장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준 도서라고 생각이 들었다.

며칠전 독서토의 시간에는 제1화 단군왕검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삼았다. 손자부터 단군왕검에 대한 전체 이야기와 감동받은 이야기를 발표하기로 했다. 손자는 이러한 가족 독서토의 시간이 처음이라 무척 끙끙대며 자신의 생각을 제 나름대로 펼쳐나가고 있었다.

물론 반복되는 어휘와 논리가 빈약하지만 발표 전에 주요 단어를 노트에 적어 발표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뿌듯했다. “그래, 바로 이거야, 말보다는 글이 먼저야” 종이에 적어서 발표하는 습관은 너무 잘한 것이다. 왜냐하면 적는 동안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도 되고, 생각을 수정할 수도 있고 나아가 조리있게 서술할 수 있으며 기억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손자가 단군왕검에 대한 소감을 발표할 때마다 아낌없는 박수와 칭찬을 해주었으며 나아가 비전을 제시해 주기도 했다.

더 중요한 것은 “너는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라고 반드시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무척 당황하여 얼굴이 붉게 되고 말문을 열지 못했지만 나는 보채지 않고 여유있게 기다려 주었다.

얼마 후 자신의 생각을 발표했다. 그런데 조금 엉뚱한 대답이었다. 그러나 나는 두손 들고 격려했다. 왜냐하면 그 이유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엉뚱하다고 느낀 것은 바로 내 생각이었다. 이것이 바로 생각의 다양성이요, 생각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고(?)는 지금부터였다. 이제는 손자 녀석이 나한테 질문공세를 벌이는 것이었다. 하지는 할아버지의 애칭이다. “하지, 책을 읽는데 이 단어는 무슨 뜻인지 잘 몰라서 물어볼께요?”, 홍익인간, 끈기, 청동, 등등 여러 단어의 뜻을 물어왔다.

질문을 받는 동안 나 역시 당황했다. 어떻게 초등학교 2학년 손자에게 이야기 해주어야 하나? 그래서 나는 한 단어 한 단어를 인터넷을 통하여 검색하면서 단어에 대한 명확한 뜻을 알려 주었다.

사전적 의미로 이해가 안될 때는 이를 쉽게 비유하여 설명해 주기도 했다. 그렇다. 아이의 교육은 온 가족이 함께 하는 것이다. 부모의 바람만으로 아이를 교육시킬 수는 없다. 가족과 함께하는 작은 교육공동체 나눔이 아이를 지혜롭게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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