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이하 WCC) 제10차 총회가 대한민국 부산에서 개최됩니다. 아시아에서는 지난 1961년 인도 뉴델리에서 제3회 총회가 열린 후 52년 만에 개최되는 것입니다. WCC 총회는 짧은 선교 역사 동안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던 한국교회를 세계교회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아시아 교회들과 함께 정의, 생명, 평화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WCC 총회는 7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교회 축제로써 이 총회를 통해 세계교회가 함께 연합과 일치를 이루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세계교회 안에 있는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고 대안을 만들어가는 자리입니다. 유엔(UN)이 전 세계 국가들이 모여 세계의 평화를 이루어가기 위해 조직된 연합체라면, WCC는 서로 교파도 다르고, 교리도 다르지만, 세계 구원을 위해 공동으로 선교와 일치를 이루어나가자는 뜻에서 조직된 교회 연합체입니다.

한국교회 안에 일부 교회에서 WCC 총회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시각과 편협된 관점에서 WCC를 바라보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 생각됩니다. 순수한 세계교회의 축제라 할 수 있는 WCC 총회를 이념과 교리의 잣대로 바라보다 보니 억지 주장도 있습니다. WCC가 용공세력이라든가, 종교다원주의라든가, 유일신 하나님을 부정하고, 성서도 부정한다는 주장은 너무 억지스러워 보입니다. 또한 남의 축제에 대해서 반대한다는 것 자체가 예의 없는 일이고, 성숙하지 못한 우리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부끄러울 뿐입니다.

오히려 한국교회는 WCC 총회를 유치한 당사자로서 좀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나와는 생각이 좀 다르다 해서 잘못되었다 비판하기 보다는 그것을 포용할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하고, 이념과 교리를 뛰어 넘어 하나님의 궁극적인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는 넓은 시각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일치운동, 즉 에큐메니칼 운동입니다. 기독교 역사 속에서 찾아볼 수 없는 교단 분열의 아픔이 바로 한국교회 안에 있습니다. 서로 다름 속에서 일치를 이루어나가야 하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임에도 불구하고, 나와는 다르다는 이유로 분열되고 갈라지는 아픔을 언제까지 경험해야 합니까? 한국교회가 짧은 시간 놀랄만한 성장을 이루었지만, 성장에 비해 성숙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WCC 총회를 준비하면서 좀 더 성숙해질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교회의 위상을 세계교회에 알릴 수 있기 위해 먼저 열린 마음으로 WCC 총회 준비에 동참해야 합니다. 130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의 축제인 WCC 총회를 유치하고, 준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진보, 보수를 떠나, 이념과 교리를 뛰어넘어 한국교회가 한마음으로 WCC 총회를 준비함으로 진정한 의미의 연합과 일치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특별히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이하 성결교)는 그동안 한국교회 안에서 건강한 교단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여 복음을 증언하고 선교해왔고,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 많은 일들을 감당하여 왔습니다. 또한 선교와 봉사, 나눔과 섬김의 가치를 잘 실현하여 왔습니다. 이런 성결교회가 WCC 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에 함께 동참한다면 WCC 총회가 한국교회의 분열의 역사를 딛고 새로운 연합과 일치의 장(場)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무엇보다 성결교회의 사중복음인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의 가치가 이번 WCC 총회를 통해 널리 알려지고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더 나아가 성결교회의 영성과 복음주의의 가치를 WCC 총회를 통해 세계교회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삼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성결교단의 WCC 총회 참여는 아직도 WCC 총회 참여를 망설이고 있는 교단들에게 좋은 이정표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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