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통일연구소 세미나
위드 코로나 시대 탈북민 선교 모색
물적 지원 넘어 영적 변화 이뤄야
탈북자 목회자 · 리더 양성 절실도

2020년 말 기준으로 한국에 들어온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은 3만 3,752명. 이들은 여전히 정서적,  경제적으로 남한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 시대에 탈북민들의 고충이 더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교회는 탈북자의 힘겨운 정착 과정에서 어떻게 이들을 돕고, 선교적으로 함께할 것인가?

서울신대 한국기독교통일연구소(소장 강병오 교수)는 지난 10월 28일 코로나 시대에 탈북자 선교의 방향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위드 코로나 시대, 탈북민 선교의 과제와 방향’을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교단 내 탈북민 사역자 구윤회 목사(평화나루교회)와 오성훈 박사(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사무총장)가 ‘성결교단의 탈북민 선교 현황과 전망’, ‘한국교회의 탈북민 선교’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또 예장합동 이빌립 목사(열방샘교회)가 ‘탈북민 정착과 남북사랑학교의 의의’에 대해 발제했으며, 조은식 숭실대 교수, 하광민 총신대 통일개발대학원 교수, 박영환 서울신대 명예교수 등이 논찬했다.

비대면 줌방식으로 진행된 세미나에서 구윤회 목사는 교단 내 탈북자 사역의 아쉬움을 지적하고 향후 탈북민 선교 과제를 제시했다.

구 목사는 우선, 해외 현장 사역자와 국내 사역자와의 네트워크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해외에서 교단 선교사와 목회자들에게 양육 받은 탈북자들이 국내 입국 후 교단 교회와 잘 연결되지 못했다”며 “사역자들이 개인별·단체별로 각자 활동하다 보니 성결교회의 관심을 이끌지 못했고, 그 결과 타 교단보다 전반적으로 뒤처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탈북민 사역을 하는 교회도 많지 않은 데다 규모가 작은 것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그는 “규모가 작다 보니 운영이 어렵고, 교역자 혼자 모든 사역을 감당하는 경우가 많으며, 기존 성도들과 함께하는 가운데 생기는 어려움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교단 내 탈북민 교회는 평화나루교회(2010, 고양), 예심교회(2014, 김포), 유엘인교회(2018, 서울 강서) 등이 있다 탈북 목회자 양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었다.

구 목사는 “2021년 현재 서울신대 내 탈북민은 학부생 1인, 대학원생 2인이다. 또 교단 신학원인 중앙신학원에 탈북민 2명이 있고, 그중 1명은 졸업 후 서울강남지방회 소속으로 전도사 승인을 받았으나 아직 목사안수를 받은 탈북민은 없다”며 “타 교단보다 많이 뒤처진 상황이다”며 “탈북민 목회자 양성을 위한 교단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탈북민 신학생과 목회자가 다른 교단으로 이동하지 않도록 충분한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

박영환 교수는 “탈북민 신학생과 목회자들에게 사역지(일자리)를 충분히 제공해야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가령, 교단에서 탈북민 정착 교육을 하는 하나센터를 위탁 운영하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구 목사도 효과적인 탈북민 사역을 위해서는 탈북선교단체의 연합과 네트워크 구축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다 효과적인 탈북민 선교를 위해 이제라도 총회 북한선교위원회를 중심으로 교단과 개교회, 사역단체, 선교사들이 서로 소통할 채널과 구심점이 필요하고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가 탈북민 선교의 위기이기도 하지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오성훈 박사는 “현재 한국교회의 북한 선교 현장은 위기이자 기회를 맞고 있다”라며 “막힌 문이 언제 열리나 바라만 보지 않고, 열려 있는 문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탈북민 선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오 박사는 “탈북민 국내 입국 급감으로 선교단체들이 철수를 결정하거나 사역 인원을 감축하고 있어 탈북자 선교에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국내 입국한 탈북민 수는 3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입국한 탈북민 147명에서 약 75.5% 감소한 수치다.

북한이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 통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기기는 또다른 기회다.

오 박사는 “신학생을 합쳐 200여 명의 탈북민 목회자가 형성됐고, 교회 수도 55곳에 달한다(4월 기준)”며 “한국교회 내 탈북민 부서 사역에서도 연합과 협력이 본궤도에 올라왔다”고 내다 봤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도래해 해외 관광이 재개될 조짐이 보이면서, 중국 내 탈북 여성과 자녀들에 대한 사역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고, 러시아에서 난민 자격을 얻은 탈북민 양육 기회도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 박사는 따라서 “200여 명에 이르는 탈북민 목회자가 통합의 매개자, 이중 문화의 가교자, 마음과 영혼의 치유자로서 국내 탈북민들에 대한 전도와 양육의 적임자”라며 “그들을 더 이상 사역 대상이 아닌 동역자로 보는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이빌립 목사는 탈북민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청소년과 청년 탈북민의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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