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들은 지난 1년 반여 동안 형평성도 객관성도 합리성도 없는 방역수칙들로 인해 고통을 겪었고, 특히 주일마다 경우에 따라 10%, 20%, 혹은 99명 이하만 참석이 허용된다는 규제에 갇혀야만 했다.

더욱이 정부 당국과 언론이 유독 교회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거나 허위·왜곡된 정보를 제공하면서 기독교에 대한 여론도 급격히 악화됐다.

많은 교회와 지도자들이 과학적·의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강력히 맞서 보기도 하고 대화와 타협을 시도해 보기도 했으나, 정부 당국은 교회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계속 유지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기독교인들도 이 같은 현실에 그저 적응해 버린 듯한 모습이다.

보건복지부가 주일인 10월 3일 교회의 예배 실태에 대해 현장조사(공무원 7,411명으로 16,403개 종교시설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온라인 예배조차 미실시한 교회가 무료 16%인 2,693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의 인원이라도 예배를 드린 교회는 82%인 13,355개, 온라인 예배만 드린 교회는 2%인 351개였다. 한국교회 전체의 수를 6만 5천 개라 한다면 무려 1만여 교회가 예배를 드리지 않았다는 것으로 환산된다.

다행히도 이 비극의 시간들은 어느 정도 끝이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정부 당국이 ‘위드 코로나’로 차츰 방향을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15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종교시설은 4단계에서 종전처럼 전체수용인원 10%까지로 제한하되 ‘최대 99명’ 상한선은 해제했다.

만약 대면예배 인원을 모두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로만 구성할 경우, 수용인원 대비 최대 20%까지 참석할 수 있다. 한 명이라도 미접종자가 있으면 인센티브는 적용되지 않는다.

3단계에서는 전체 수용인원을 20%로 종전과 동일하게 하되, 접종 완료자로만으로 구성시 30%까지 허용된다.

3, 4단계 모두 소모임과 식사, 숙박은 현행처럼 금지된다. 다른 다중이용시설들과 비교했을 때 종교시설에 여전히 과도하고 부당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유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고무적인 사실은, 이번에는 백신 접종률을 근거로 조치를 완화한 것이기에 앞으로도 점차 더 완화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볼 수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다른 선진국들도 이제는 대부분의 제한을 해제하고 있다. 그야말로 ‘위드 코로나’ 시대가 목전에 와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둔 한국교회의 과제는 첫째 신앙의 무기력증을 극복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면서 많은 교인들이 온라인의 편리함에 길들여져 버렸다.

물론 온라인 사역에도 오프라인이 갖지 못한 많은 장점과 영향력이 있다. 그러나 오프라인이 함께하지 않는 온라인은 무의미하며, 온라인이 교회에 가기 귀찮아하는 이들의 변명거리가 돼선 안 된다.

둘째는 화합과 치유다. 코로나19가 남긴 상처 중 하나는 분열이다. 이 미증유의 사태 앞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두고 많은 성도들이 혼란을 겪었고, 서로 간에 감정이 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간은 모두 부족하고 연약하며 죄적인 존재임을 인정하고, 비방하고 정죄하기보다는 함께 보듬으며 예배를 재건하길 바란다.

셋째는 교회의 이미지와 신뢰도 회복이다. 가뜩이나 반기독교 정서가 심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는 불에 기름을 끼얹은 셈이 됐다.

사실 많은 교회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와중에도 더욱 이웃을 섬기는 일에 열심을 냈으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노력은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기독교인들, 특히 기독교 지도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모범을 보이며 소금과 빛의 사명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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