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성결신문(제1289호)의 보도에 의하면, 한국교회의 교세 감소 상황은 국내의 기독교 교파들이 한결같이 겪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동시에 이런 상황은 가까운 시일 내에 극복되어질 수 없으리라는 전망도 한결같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많은 목회자들은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에도 교인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감소폭도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한다.

▨…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아무리 비대면 예배의 장기화로 교회의 활력이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성령의 역사를 갈구하는 목회자와 성도들의 기도는 이 땅의 산하를 뒤덮고 있음이 사실 아닌가. 그럼에도 한국교회의 내일이 어둡기만한 것으로 진단되는 것은 제대로 된 조사의 결과인가 아니면 여기까지 달려온 한국교회의 진로설정이 어디에선가 그릇되어 빚어지는 일인가?

▨… 만에 하나 한국교회의 내일이 진정 어두울 수밖에 없다면 더 늦기 전에 한국교회는 자신을 향해 물어야 한다. 이미 한참 전에 어느 신학자가 제기했던, “오늘의 한국교회는 기독교 교리에 대한 근본주의적인 승인은 있지만 삶이 따르지 않는 신앙, 지금 여기에서 어떤 능력도 의미도 드러내지 못하고 그저 내세의 영역으로 유보되고 있는 신앙, 그래서 일반인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할 수밖에 없는 부끄러운 신앙의 틀 속에 함몰되어 있다”(정종훈, 「생활신앙으로 살아가기」)는 지적에 자신을 비추어야 한다.

▨… 신학자 틸리히(P. Tillich)는 “고대인의 불행은 숙명과 죽음의 문제에서 왔고, 중세인의 불행은 죄와 벌의 문제에서 비롯되었으며, 현대인의 불행은 삶의 무의미성에서 온다”고 지적하였다. 오늘의 한국사회는 틸리히의 지적대로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을 핑계대며 ‘무의미한 삶’이라는 심연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 시대를 통째로 삼키고 있는 ‘오징어게임’이 이를 증거해주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리라.

▨… 삶의 무의미성에 함몰된 그리스도인들은 비대면 예배라는 고식적인 예배로 신앙을 고백하다가 지쳤다는 핑계를 대며 교회를 탈출한다. 양의 우리가 산산조각나는 이 위기에서 남은 양의 수만 세는 교회라면 무슨 내일이 있으며 무슨 구원의 날이 약속되어 있겠는가. 우리 성결교회는 이럴 때일수록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은총의 사랑으로 ‘거듭난 자유인’인 성결인의 참모습을 증거할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시련과 삶의 무의미성은 거듭난 자유인만이 깨뜨릴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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