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페터 슈베르트(1797~1828)의 교향곡 제8번은 ⌈미완성 교향곡」이라 부른다.

B 단조의 곡으로 교향곡 구성상 4악장으로 작곡 해야 했지만 2악장까지밖에 하지 못했다. 그러나 B 마이너 단조곡을 잘 표현하는 첼로의 차분한 선율과 오보에와 클라리넷이 주고받는 음색과 관현악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선율의 하모니는 사람의 영혼을 마치 꿈꾸는 사랑과 환희로, 때로는 다정하게 속삭이는 시적인 언어로 듣는 이들에게 삶의 기쁨을 노래하게 한다.

음악과는 다른 장르인 미술과 조각 분야에서 미켈란젤로(1475~1564)의 ⌈론다니니 피에타」도 미완성 걸작이다.

미켈란젤로는73세의 고령인 1547년부터 작업을 시작했지만 완성하지 못했다. 조르조 바사리의 ⌈뛰어난 화가, 조각가, 건축가의 생애」를 보면 그는 진정한  천재이면서 무한 도전과 영원한 예술을 추구했다.

로마의 거리에 뒹굴던 돌덩어리에도 자신이 조각하여 영혼을 부여한다면 그 작품은 영원불멸하며 시대를 초월하여 사람들은 자신과 작품을 기억할 것이고 자신의 예술은 죽음을 극복할 수 있다는 신념이 강했다.

20세가 되던 해, 후원자이며 아버지 같던 로렌초가 사망한 후 신토 스피리토 수도원에 도움과 보호를 요청했다. 그곳은 병원을 같이 운영했는데 시신의 살갗을 벗기고 인대와 골격구조, 근육과 혈관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인체를 해부하면서 인체를 완벽하게 이해했다.

그리고 자기 작품에 반영을 했다. 두 사람의 조각가가 포기했던 피렌체 성당의 대리석 덩어리를 만 3년 동안 낮이나 밤이나 망치로 부수고 정과 끌로 쪼아내 완성한 작품이 5m 크기의 ⌈다비드상」이다.

성경 사무엘상에 나오는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향해  물매를 든 왼손을 올리고 오른손에 매끄러운 돌을 쥔 일촉즉발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다비드상은 숨이 막힐 듯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자신만만한 모습이었고, 핏줄이 불끈 솟아오르며 절체 절명의 순간을 응시하는 다윗을 부각한다.

그는 그 이후 자신의 전공이 아닌 회반죽한 벽에 그림을 그리는 벽화인 프레스코화를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에 길이 40m, 폭 14m의 기둥과 아치와 천장의 돌림띠에 그렸다.

그것은 마치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던 태초, 하나님이 세상을 만드신 천지창조를 그림으로 완성한 것이다. 그리고 얼마 후 성당의 벽에 만 8년 동안 최후의 심판을 그리며 명예와 명성을 얻게 된다.

그러나 자신은 장차 다가올 삶의 마지막 때와 영원과 구원의 순간을 묵상하면서  인생의 길을 따라 걷다가 어두운 숲속에 갇혀버린 비참한 존재임을 고백하게 되고 자신이야말로 구원의 은총을 받아야 할 자로 여기게 된다.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자아도취에 빠졌지만, 눈이 어둡고 체력이 고갈되는 말년에 이르자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게 되면서 마지막으로 시도한 작품이 ⌈론다니니 피에타」였다.

성모 마리아와 아들 예수를 조각한 그 작품은 부축하는 사람과 부축을 받는 사람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았다. 또한 조각상의 뒷모습은 가공되지 않은 상태였고 곧 무너져 부서져 버릴 것 같은 연약한 모습이었다.

그는 대리석을 더이상 깎을 수도 마무리를 할 수도 없었다. 그동안 그의 삶은 너무나 고되고 분주해 평안과 쉼이 없었던 것이다. 마침내 그는 해 아래서 수고한 모든 것이 헛된 것이었음을 깨닫는 근원적인 신앙의 문제까지 도달하게 된다.

그는 자기 손을 저주하고 시간의 흐름을 저주하고, 자신의 외로움을 저주하며, 자신이 만든 부실한 모든 것이 이 땅에 남지 않게 해 달라고 간구한다.

그리고 자신처럼 재능 없는 인간이 하나님 흉내를 낸 것을 저주하며 실제로 자기 삶에서는 충실하지 못했음을 저주했다. 그리고 마침내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인생의 여정을 돌아보며 사도바울처럼 주님의 율법에 복종하고, 베드로 사도처럼, 다가올 운명을 맞을 준비를 한 것이다.

그 작품은 부축하는 사람과 부축을 받는 사람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았다. 또한 조각상의 뒷모습은 가공되지 않은 상태였고 곧 무너져 부서져버릴 것 같은 연약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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