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편-희년

     이성훈 목사
   (임마누엘교회)

사람에게 애칭과 별명이 있듯이 레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레위기의 애칭은 ‘간과 양파의 책’입니다. 이는 레위기가 우리 영혼에는 매우 유익합니다만, 읽고 이해하고 소화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레위기에는 메시야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내용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레위기에서 언급하는 ‘희년’은 앞으로 오실 메시야께서 어떤 사역을 하시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매우 뚜렷하고 명확하게 말씀합니다.

‘희년’은 본래 히브리어로 ‘양의 뿔’이라고 하는 의미의 ‘요벨’(레 25:10)을 번역한 말입니다. 양의 뿔로 된 나팔을 크게 부는 것으로 희년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영어로는 ‘Jubilee’라고 하는데 이는 ‘요벨’을 음역한 것입니다. 국어성경에서는 기쁠 ‘희’자를 사용하여 희년이라고 하였는데, 희년은 7년 안식년이 7번 지나서 50년 주기로 찾아오는 ‘대(大)안식년’입니다.

7이라는 숫자가 완전수임을 감안할 때 7년의 안식년이 7번 반복되는 희년은 매우 큰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한편 희년의 주기가 49년인지 혹은 50년인지에 관해서는 유대 랍비들 사이에서 논쟁거리였습니다.

원칙적으로 따지면 7년 안식년이 7번째 해이므로 희년은 49년 주기입니다만(25:8~9), 포괄셈법에 의해 50년 주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25:10~11).

49년째가 되는 해 7월 10일에 양각나팔을 불며 속죄일을 지키고 50년째 지키는 희년에는 ‘자유’를 선포하는데, 첫째, ‘땅’을 회복(25:23~28)하고, 둘째 ‘집’을 회복(25:29)하며, 셋째 ‘부채’를 면제(신 15:1~3)해 주고 넷째 자신이 부리던 ‘노예’에게 자유(25:39~42)를 줍니다.

땅과 집은 처음 가나안 땅을 분배 받을 때의 ‘원소유자’ 혹은 ‘주인’에게 돌려주는데 희년 전이라고 해도 매도자 혹은 매도자의 친족이 정당한 값을 치르게 되면 땅 무르기가 허용됩니다. 이는 땅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레 25:23).

비록 내 것처럼 쓰고 있다고 해도 희년이 되면 본래 처음 땅을 분배 받을 때의 주인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인간은 토지의 소유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토지를 관리하는 관리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동산을 투기의 목적으로 삼는 일이나 혹은 부동산으로 재산을 증식하는 것은 성경적 가치관에 위배됩니다. 한편 사람이 경제적인 궁핍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노예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노예 제도 자체가 성경과 위배되지만 죽을 수 밖에 없어 어쩔 수 없이 종이 된 경우라 할지라도 희년에는 그들을 자유케 해야 합니다. 이는 희년을 가리켜 ‘제도화된 출애굽’이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희년에 울려퍼지는 나팔 소리와 함께 종의 신분에서 놓임을 받게 되는데 이는 예수님의 구속사건을 연상케 합니다.

희년에 관한 말씀 이후 수백년이 지났을 때 이사야 선지자는 메사야가 탄생하실 것과 그 분이 어떤 사역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묘사한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오실 메시야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선포하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사 61:1).

앞으로 오실 메시야가 포로된 자를 ‘자유’케 하실 것이라고 할 때 ‘자유’는 희년의 때에 ‘자유’(히.‘데로르’)를 선포하신다고 할 때의 ‘자유’(히. 데오르)와 동일합니다.

즉 이사야 선지자는 앞으로 오실 메시야가 오셔서 행하실 사역은 바로 희년의 때에 자유를 선포하시는 일과 메시야의 사역이 동일함을 말씀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한대로 눅 4:18~19절에서 주님은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하실 것이라고하시며 이 땅에 오신 이유와 소명을 밝히셨습니다.

질병과 음란과 폭력 그리고 술과 마약에 포로가 되어 흐느적 거리는 이 세대를 다시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직 이유였던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교회에서 좌절하고 절망하고 희망을 잃고 회복에 목말라하는 이 시대에 포로된 자를 자유케 하는 사역을 활발히 펼쳐야 할 신학적 근거입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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