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움을 더하는 결실의 계절, 한가위가 다가왔다. 폭염은 자취를 감췄고, 푸른 하늘과 가을 들녘이 넉넉한 품을 내어준다.

코로나19 팬데믹만 아니라면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계절이다. 일상이 아무리 고단하고 힘들더라도 해마다 돌아오는 명절에는 온 가족이 모여 못다 나눈 정을 나눴는데도 올 추석은 코로나로 인해 명절의 기쁨은 많이 퇴색됐다.

주말에 이어 연휴가 사흘씩 이어지면서 올 추석은 줄잡아 닷새는 쉴 수 있을 듯하지만 코로나 확진자 발생은 줄어들 기미가 안 보여 걱정이다.

예방 접종이 이어져도 확진자 감소는 더딘 편이다. 추석 명절 고향에 가고 싶고, 떨어졌던 가족과 친지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겠지만, 코로나 상황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현재 4차 대유행을 끝내고 위드 코로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코로나19가 확산하지 않도록 방역 수칙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가족 공동체의 친교보다 공공을 위한 방역이 우선되는 코로나 시대의 명절 풍경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쉬움이 크겠지만 본인, 가족, 친지들의 건강을 위해 이번 추석 명절에도 고향 방문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신 만나지 못하는 가족·친지들에게 마음과 정성을 담은 선물을 보내고, 영상 통화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덕담을 나누면 좋겠다.

이번 명절에 고향과 부모, 친지 말고도 잊지 말아야 곳이 또 있다. 바로 고향교회이다.

고향교회는 오늘날 한국교회를 세운 못자리이고, 젖줄이다. 우리의 신앙의 뿌리가 고향교회에 있다. 처음 신앙을 가지게 해주었던 고향교회를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없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요즘 고향교회엔 시름이 한둘이 아니다. 코로나19로 더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내 주변만 챙기는 사이, 고향교회들은 큰 위기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 코로나를 핑계로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고향교회는 더 썰렁한 명절을 보내게 될 것이다. 고향교회에 가지 못하더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격려하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코로나 상황이라도 영적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고향교회를 잊어서는 안 된다. 미래목회포럼은 올해도 ‘고향교회 방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농어촌교회의 교인감소와 재정위기 상황을 타개하려는 방안으로 시작한 지 20년 가까이 됐다.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이지만 이번 추석에도 한국교회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농어촌교회를 향해 사랑과 나눔 실천을 지속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래목회포럼은 영상 편지, 선물 보내기, 온라인 예배드리기 등 비대면 고향교회 방문 캠페인을 제안했다. 코로나19로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성도들은 비대면 원칙을 지켜 작은 정성을 고향 교회와 목회자에게 전해주면 좋겠다. 고향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일도 잊지 말자. 고향을 떠난 성도들의 마음 한구석에 그래도 고향교회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면 언젠가 갚아야 할 ‘사랑의 빚’을 지금 고향교회를 위한 비대면 방문으로 갚자. 고향교회가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 충격이 장기화하면서 설 명절이 오히려 더 서럽고 힘든 이웃도 너무 많다. 명절을 맞아도 고향에 가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이주민과 이주노동자, 난민들이다.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난민들을 기억하고, 이들에게 환대를 베푸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올해는 코로나로 힘들지만, 고향교회와 어려운 이웃을 기억하며 사랑을 베푸는 한가위 정신을 실현하는 데 우리 성결인이 앞장서자. 그러면 잊지 못할 명절을 보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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