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19:105)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그 거셌던 폭풍 한 가운데 유독 우리 한국선수들이 멋지게 일으켰던 금메달 폭풍 종목이 있었으니 바로 양궁이었습니다. 양궁에서 무려 네 개를 휩쓸었으니 정말 대단한 폭풍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폭풍 속에서도 유독 낮고 묵직한 한 울림이 있었죠. 그것은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 맏형이었던 오진혁 선수가 마지막 화살을 쏘며 말한 ‘끝’이라는 작은 외침이었습니다.

남자 양궁 단체전 결승전! 대만과의 막상막하의 상황에서 마지막 한 발을 쏘게 된 오진혁 선수가 그 화살이 몇 점에 가서 박힐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활 시위를 놓자마자 ‘끝’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메달의 색깔을 좌우할 그 마지막 화살이 정확히 10점판에 가서 꽂혔고, 56:55, 1점차로 경기가 끝나며 우리나라에 세 번째 금메달을 안겨 주었습니다.

오진혁 선수는 “어떻게 활시위를 놓자마자 10점에 꽂힐거라고 확신하여 끝이라 말할 수 있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수년간 피나는 연습에서 오는 일종의 느낌, 즉 감이었다고 말합니다.

참 존경스럽고 대단하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게 있죠? ‘어떤 분야에든 전문가나 실력자가 되기 위해선 적어도 그 일에 투자한 시간이 1만 시간을 넘어야 한다.’는 1993년 미국의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이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등장한 이 말이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되고 있는데요, 아마 오진혁 선수의 ‘끝’이라는 말도 이런 법칙을 통해 얻은 소위 ‘감’에서 나온 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 인터뷰를 들으면서 웬지 요즘 사람들이 ‘감’을 많이 따라가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시대는 점점 현대화 되고, 고도의 물질문명으로 흘러감에도 불구하고 ‘감’을 따라 행동하고 결정하는 세대들이 특히 젊은층에서 많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신앙에도 접목해서 묵상해 보았습니다. 우리 성도들이 과연 ‘감’, ‘느낌’등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저는 1만 시간을 지나 더 많은 시간을 신앙 생활에 몸담았다고 해도, 결코 ‘감’이나 ‘느낌’으로 신앙 생활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세상적인 이런 흐름이 신앙의 세계 안에도 들어와서, 많은 성도들이 ‘감’으로 신앙 생활을 하려 합니다.

특히 오랜 코로나 현상으로 인해 특히 사회에서 교회를 보는 부정적 느낌, 불신자들이 성도들을 대하는 부정적 느낌, 그런 것들로 인해 교회내 분위기도 웬지 가라앉은 것 같은 느낌 등에 편승하여 신앙 생활을 하고있는 모습들이 있습니다.

또한 개인이나 교회내에서도 뭔가를 결정하고 판단할 때 ‘감’으로 결정하고 판단하려는 모습들이 있습니다. 아무리 신앙 생활을 오래 했어도, 또 교회를 바라보는 사회적 감이 좋지 않아도, 뭔가를 선택하고 결정하려 할 때 어떤 느낌이 와도, 성도인 우리의 생활을 ‘감’이 인도하게 해선 안될 것입니다. 오직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날마다 새롭게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하고 선택하며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감’으로 하는 생활이야말로 이제 ‘끝’이라 외칩시다. 그리고 오직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신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 붙들고 이것을 기준하여 결정하고 선택하며 살아감으로 승리하는 성도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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