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는 해방의 날이다. 76년 전 이날 한민족은 일제의 지배에서 벗어나 주권을 되찾았다. 을사늑약과 한일합방 등으로 시작된 굴욕의 근대사에 종지부를 찍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시발점이 된 날이다.

지난해와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주춤하지만, 한국교회 역시 8.15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매년 성대하게 기념행사를 열어 왔다.

8.15는 민족적 대경사였을 뿐 아니라, 일제의 억압으로 신앙의 자유를 제한받았던 교회들에도 희소식이었기 때문이다.

8.15 광복절 제76주년을 맞는 이 때, 우리는 일제에서의 해방을 넘어 어둠의 권세에서의 진정한 영적 해방을 이뤄야 한다.

한국교회는 단순히 광복절을 기리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광복이 주는 의미를 되새기고, 역사적 요청에 응답해 사회를 향해 해방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첫째로 한국교회는 이 사회를 ‘분열’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우리 민족은 일제의 폭정과 6·25 전쟁, 독재와 민주화 등 극단적 상황을 단기간에 무수히 겪어왔다.

결과적으로 그 모든 역경을 세계가 깜짝 놀랄 만큼 위대하게 극복해냈지만,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상처도 남았다. 그 후유증으로 아직도 이 작은 땅 위에서 이념·지역·세대·계층 간 갈등이 산재해 있다.

모두가 서로를 용서하고 용납하여 국민화합을 이룰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기여해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민족의 간절한 숙원인 복음통일로 나아가야 한다.

둘째 ‘죄악’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지금 시대의 도덕적 문란과 해이는 그야말로 극에 달했다. 살인·성폭행 등 강력 범죄가 잇따르고, 동성애·폭력·음란·낙태 등도 점점 죄의식 없이 만연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죄악의 권세에 붙잡힌 이 사회를 해방시키고 영적·도덕적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

셋째는 ‘절망’에서의 해방이다. 물질의 풍요와 고도의 문명 발달 속에 우리 사회는 역설적으로 인간성을 상실하고 절망이 더욱 깊게 드리우고 있다.

현재 OECD 국가들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얻은 우리나라는 강력한 파급효과를 갖고 있는 자살 유가족들에 대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 사람이 자살할 경우 영향을 받는 사람은 주위에 있던 5~10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상에 진정한 희망을 줄 수 있는 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밖에는 없다.

이제 단순히 76년 전 일제 지배에서의 해방을 기념하는 것을 넘어, 8.15를 기점으로 한국사회가 죄와 사망의 권세로부터 진정한 영적 해방을 하고, 더 나아가 하나님으로 더불어 화평을 누릴 수 있도록 모두가 기도하고 힘을 모으자.

특히 압제와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해방시켜야 한다.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자유를 빼앗고 그들의 인권을 철저히 유린하고 있다.

그 목적은 단 하나,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고현철, 김원호, 함진우 등 우리 국민 6명도 북한에 억류된 채 생사가 불분명하다. 이들은 대부분 기독교인들로,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한 사역을 펼치던 이들이었다.

3대 세습으로 김일성과 김정일에 이어 집권한 김정은은 ‘백두 혈통’을 내세우며 주민들의 외부 접촉을 차단하고, 심한 억압으로 주민들을 길들이려 하고 있다.

그 결과는 21세기 오늘날의 모습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생활상이다. 북한 주민들이 계속해서 이러한 상태를 유지하는 한, 우리나라의 ‘해방’과 ‘광복’은 미완(未完)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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