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는 하나님과 인간의 만남이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중심에 계셔야 한다. 인간은 예배의 말씀과 성례전을 통하여 하나님의 구원과 부활의 신비를 경험하게 된다.

그러므로 예배는 예배 그 자체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목적으로만 행해질 수 있다.

반면에 혼인, 장례, 취임, 임직, 헌당, 학위 취득, 기념, 송별, 환영, 축하 등 인간이 중심이 되고 사람의 의도나 목적을 위한 모임은 예배라고 할 수 없다.

사람을 위한 목적이나 조건에서 출발하는 신앙적 모임은 예식이다. 무질서한 모임이 아닌, 예법에 따라 모이고 진행하는 모임을 예식이라 하는데, 그리스도인들을 구성원으로 하는 모임의 예법 기준은 예배이다.

그래서 예식 또한 그 순서는 예배를 닮을 수 있다. 전체를 2부로 나누어서 예식을 진행할 때에도 제1부는 예배와 같은 순서로 진행하더라도 예식의 동기가 된 사실에 대한 감사예식이고, 제2부에서 축하 등의 순서로 진행하는 축하예식이다.

혼인예배가 아니라 혼인예식이다. 천국환송예배가 아니라 장례예식이다. 임직예배가 아니라 임직예식이다. 총회장 취임예배가 아니라 총회장 취임예식이다. 회갑축하예배가 아니라 회갑축하예식이다. 교회봉헌예배가 아니라 교회봉헌예식이다. 교회설립예배가 아니라 교회설립예식이다. 추모예배가 아니라 추모예식이다.  

예배는 오직 하나님께만 드리는 경우에 한하여 사용할 수 있다. 영어에서도 기독교 혼인식을 지칭할 때 웨딩 워십(wedding worship)이나 혹은 기독교 장례식을 퓨너럴 워십(funeral worship)이라고 부르지 않고, 각각 웨딩 라이트(wedding rite), 퓨너럴 라이트(funeral rite)라고 부른다.

예배는 인간이 경배와 찬양을 하나님께 드리고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경험하는 것을 지칭하며, 예식은 인간의 생사화복과 관련된 일들을 예배의 형식을 빌어 드려지는 것을 지칭한다.

한국 기독교의 목회 현장에서는 흔히 예배와 예식을 구분하지 않고 예배라고 부르고 있으나 그 목적이 하나님을 경배하는 것이 아닌 경우 예배라고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

예배라는 단어는 예(법도)로 경배를 절대자이신 하나님께 드리는 것인데, 주 목적이 인간의 생사화복에 관한 것을 예배라고 호칭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예식은 인생에 있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탄생과 죽음, 그리고 시시각각으로 벌어지는 슬프거나 기쁘거나 힘들거나 아픈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우리의 인생에 함께 동참해주시고 위로하시며 치료해주시고 복을 내려주시는 하나님의 변하지 않으시는 사랑과 섭리를 경험하게 한다.

따라서 예식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들을 위해 주시는 목회적 돌봄이다. 이 예식들 속에서 목회자는 자신이 하나님의 끊임없는 사랑과 섭리를 전달하는 역할만을 할 뿐, 이 모든 사랑, 위로, 신유, 축복, 확신, 용서 등의 은혜는 전적으로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목회자는 이 예식들을 집례할 때, 이 땅에 오셔서 한 영혼 한 영혼을 찾아가 배고픈 자들을 먹이시고, 아픈 자들의 병을 치료하시고, 슬퍼하는 자들을 위로하시고, 낙심하는 자들에게 용기를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지니고 집례에 임해야 한다. 또한 목회예식은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고 보호해 주시는 성령의 능력을 의지함으로 가능해진다.

목회예식은 목회자가 성도들의 어렵고 힘든 상황들에 대해 자비롭고 긍휼한 마음으로만 임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도우시고, 강건케 하시고, 위로하시고, 복을 주시는 역사가 일어날 것임을 간절히 바라면서 집례해야 한다.

목회자는 온갖 어려움과 고난에 처한 성도들의 상황에 직면해서도 결코 스스로 낙심하지 않고, 어떠한 악과 고통 속에서도 선한 것을 이끌어 내시는 성령님의 능력을 의지하면서 집례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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