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신학대학원 신입생 모집은 예년에 비해 극히 저조하였다. 입학정원 160명 중에서 고작 94명을 채웠을 뿐이다.

부족한 66명을 모집하기 위해서 큰 노력을 하였으나 지난주 행해진 후기 입시에서 겨우 18명을 채웠을 뿐이다. 나머지 48명을 채우기 위해 여름 방학 내내 신입생 모집을 해야 한다.

올해의 신입생 모집이 예년보다 급격하게 저조한 원인을 분석해 보았다. 신학대학 출신자들은 예년보다 그런대로 모집이 이루어졌으나 일반대학 출신자들의 지원이 예년보다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이는 교회의 청년 중에서 목회자가 되겠다고 헌신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줄어들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에 대해 혹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사회 안에서 교회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목회자가 되겠다고 헌신하는 사람들은 교회 밖의 청년들이 아니라 교회 안의 청년들이며, 그중에서도 열성적인 크리스천 청년들이다.

그런데 신학대학원 지원자가 줄었다는 것은 교회 안에서 특히 청년부 안에서 이러한 열성적인 크리스천 청년들이 생겨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가 생각하기에 청년들이 은혜받고 도전받고 헌신하게 되는 주요 통로는 청년부의 뜨거운 집회와 해외 단기선교 비전트립 등인데, 지난 1년 반 동안 청년집회가 비대면 온라인으로 행해지면서 집회의 온도가 떨어졌고,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단기선교 비전트립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영적으로 도전받고 결단할 기회가 없었다.

신학대학원 입시미달 사태는 여기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의 학생 구조는 크게 세 부류로 이루어져 있다. M.Div.I은 일반대학 출신들이고, M.Div.II는 신학대학 출신들이며, M.Div.III는 주로 직장인들로서 화/목요일 저녁과 토요일 전일 수업으로 이루어진다.

참고로 현재 M.Div.III에는 일반 학문 분야에서 이미 박사학위를 받은 학생이 5명이나 있으며 그 외에도 탁월한 은사를 지닌 분들이 많이 있다.

지난주에 면접을 본 18명의 예비 신대원생 중에 박사로서 현직 대학교수인 분도 있고, 77세의 장로님도 있다. 이분은 강남에 있는 큰 오순절교회의 원로장로님이신데 신학 공부에 대한 열망이 너무 크셔서 면접관인 필자가 말릴 수 없을 정도였다.

오늘 대화를 나눈 박사 학생 중 한 명은 현재 서울의 큰 호텔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 원장이신데 우리 대학 신대원 입시 면접을 보는 중에 면접관 교수께서 “소명이 뚜렷하지 않군요!” 하고 질책하는 어조로 말씀하셔서 크게 낙담을 했으나 다행히 입학이 허락되어 공부하면서 자신의 소명을 분명히 찾게 되었다고 간증을 하였다.

예전에 필자가 신학교 문을 두드리던 시대에는 목사나 선교사가 되겠다는 소명 의식이 뚜렷한 사람만 신학교에 올 수 있었으나, 요즘은 그렇지 않다. 소명이 뚜렷하지 않아도, 심지어 소명 의식이 없어도, 신학에 대한 관심만 있다면 신학대학원에 입학하여 공부하면서 자신의 소명을 찾기도 하고 모호했던 소명이 더 뚜렷해지기도 한다.

우리는 이 사람들이 장차 어디에서 어떻게 주님의 사역을 하게 될지 알 수 없다. 꼭 젊은 사람만 신학대학원에 와야 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최대한 일꾼을 찾아내고 신학교로 불러서 공부를 시키면서 도전을 주고 비전을 심어주며 소명을 찾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세상은 넓고 추수할 일꾼이 필요하다. 더구나 코로나19 시대에는 그 시대에 맞는 일꾼이 또 필요하지 않은가! 지금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은 후기 2차 모집이 진행 중이다. 목사님들께서 교회 안의 성도들을 잘 살펴보시고 좋은 사람을 신학대학원에 보내주시기를 간청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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