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gether Apart 사이존재의 힘’

오늘 소개하는 일반서적은 박찬희 목사의 ⌈서로의 사이에 있다, 신앙서적은 김기석 목사의 ⌈그리움을 품고 산다는 것」입니다.

목사 박찬희는 시인입니다. 그는 계간 ‘문학의 봄’ 신인상으로 등단한 ‘상처를 주는 시인’입니다. 사실 유명 시인의 설명을 끌어 들이지 않아도 신학교 때부터 보아온 친구 박찬희를 저도 잘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는 ‘좋은 시인’입니다. ‘시와 삶이 하나가 되는 목사’입니다. ⌈서로의 사이에 있다」는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89편의 아름다운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1부 사이존재, 2부 자연주의, 3부 바닥에서, 4부 나는 보라색이다, 5부 이 세계의 눈. 이시찬 시인에 따르면 ⌈서로의 사이에 있다」는 ‘나와 너’ 또는 ‘나와 세계와의 관계’를 폭넓게 펼쳐 놓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너와 세계는 외적인 대상이라기 보다는 자아의 내면이고 따라서 과거의 자아와 현재의 자아의 거리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P. 175)

박찬희 시인이 쓴 ‘내가 그립다’입니다. “어떤 날은 네가 그립고 어떤 날은 내가 그립다. (중략) 네가 그리운 날에는 내가 그립다 너는 몰라도 나는 항상 내가 그립다 네가 없는 날에는 더욱 그렇다 내가 없는 막 뒤에서는 언제나 네가 그립다.” (P.112~113)

목사 김기석은 시인이자 수필가입니다. ‘모호한 삶 앞에서’를 비롯하여 다수의 책을 저술하였는데 그의 글에는 ‘한 시대의 온도계’라 할 수 있는 가난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아픈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하나님의 사랑이 있습니다.

⌈그리움을 품고 산다는 것」에는 총 29통의 편지가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예기치 못한 상황과 시간 속에서 부러진 다리에 부목을 대는 심정으로 자신이 섬기는 교인들에게 보낸 편지글입니다.

“공식적인 예배 시간을 통해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붙들어야 할 본질적 가치가 무엇인지 선포했지만, 조금 더 친밀하게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것이 ‘목회 서신’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교우들에게 발송한 편지다.” (P.8)

저는 김기석 목사의 글에서 박찬희 목사의 글을 보았습니다. 왜 이렇게도 ‘서로’라는 단어가 나열되어 있는지 놀랬습니다. 마치 ⌈서로의 사이에 있다」에 수록된 시를 편지로 펼쳐 놓은 듯 느껴졌습니다.

“우리 삶에 느닷없이 닥쳐온 불행과 고통에 속절없이 무너지기보다는 그것을 ‘공감의 연민’의 재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비록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지만, 서로가 기댈 언덕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중략) 우리가 서로에게 그런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68)

“비록 우리가 똑같이 생각할 수는 없지만 서로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중략) 서로 간의 차이들은 그대로 놓아두고 하나님의 사람들은 선행과 사랑에 있어서 서로에게 가까이 나아갈 수 있습니다.” (P.118).

“아귀다툼이 벌어지는 세상에서 잠시 물러나 생명의 본질을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생명은 ‘서로 기대어 있음’입니다. ‘네가 있어 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 때 곁에 있는 이들이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P.120)

“계단을 올라 집 현관 앞에 이르자 휠체어에 앉아 계신 장로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 손을 잡은 우리를 장로님은 소리 없는 울음으로 반겨 주셨습니다. (중략)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확인 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P.180)

지난 일주일 동안 열방교회 식구들과 함께 시에틀로 ‘단기 선교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코로나19이라는 두려움이 여전히 ‘나와 너’ 그리고 ‘나와 세상’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하지만 ‘Homeless People 섬김’, ‘시애틀의 교단 목사님들과의 교제’, ‘북한선교를 평생 해 오신 이영호 박사님 방문’, ‘오대원 목사님이 세우신 시애틀 열방대학 방문’등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 일정을 준비할 때 제게 큰 힘이 되어준 것이 바로 위의 두 책이었습니다.    

박찬희 목사가 쓴 ‘사이존재’라는 시 입니다. “우리의 거리는 밀착되어 있다. 나는 너와 너는 나와 서로의 사이에 있다. 나는 너 없이 불안하고 너는 나 없이 결핍하다. (중략)

내가 너에게 네가 나에게 밀착되어지는 사이존재가 된다. (P.14) 김기석 목사가 쓴 ‘웃음 띤 얼굴로’라는 편지 입니다. “미국 시카고시가 코로나 19 캠페인으로 내 놓은 표어는 ‘Together Apart’입니다. ‘함께 그러나 떨어져서’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될까요? 묘한 언어 조합입니다.” (P.73)

코로나19 기간에 Together 하면서 Apart 한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박찬희 시인의 말대로 ‘사이존재’에는 힘이 있습니다. 아무쪼록 ‘Together Apart’ ‘사이존재’의 힘을 통해서 극복하고 승리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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