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를 위한 소제

      이성훈 목사          (임마누엘교회)

이스라엘의 제사 가운데 ‘소제’라고 하는 제사가 있습니다. 히브리어로는 ‘민하’라고 합니다 이 제사는 곡물로 드리는 제사입니다.

제사장에게 드리는 곡물의 양은 1/10에바(레 5:11; 6:13)인데, 오늘날의 단위로 환산하면 약 2.2L 정도 됩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1.5L 플라스틱 병으로 한배 반 정도의 양이 되는 셈입니다.

그러나 소제시 불속에는 기껏해야 제사장의 손으로 세 개의 손가락 안에 든 것만 넣습니다. 하나님은 곡물이 불 속에 넣는 양보다 남은 부분이 더 많게 함으로써, 제사장의 양식으로 삼게 하셨습니다.(레 6:14~18)

소제의 기본 재료는 언급한 바와 같이 '곡물' 즉 '곱게 빻은 밀가루'입니다. 때로는 보리 가루도 허용이 되었는데, 가축 제물을 드릴 때 흠 없는 것을 드리듯이 곡물 중에서도 제일 상태가 좋은 부분을 골라서 드렸습니다.

이 때 곡물에는 기름과 유향을 가미하였는데, 기름은 올리브유를 사용했고 향기로운 냄새를 위해 고가의 유향을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유향의 값이 비쌌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이것마저도 넣지 않은 채 소제물을 바칠 수 있었습니다.

‘소제’에 있어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하나님께서 소제의 곡물제사를 피를 수반하는 ‘속죄제’로 허용 하셨다는 점입니다.

비둘기조차 바칠 수 없는 극빈층의 사람들을 위해서 하나님은 곡물로 드리는 제사도 마치 피를 흘려야 하는 속죄제의 제물로 인정해 주신 것입니다.

따라서 가축을 드릴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으나 하나님께 속죄제를 드리고 싶은 사람에게 이 제사법은 참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누구든지 원하기만 하면 하나님 앞에 자신의 죄를 사함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수학에 수많은 공식이 있고, 위대한 법칙이 있습니다만, 아마도 1+1=2라고 하는 약속은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원리일 것입니다.

모든 수학은 이 기본적인 약속과 토대 위에서 존재하고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마치 1+1=2와 같은 가장 기본적이고 흔들리지 말아야 할 기초적인 원리와도 같은 믿음이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약속만큼은 반드시 기억되어져야만 합니다.

그 만큼 중요한데, 하나님은 절대적으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를 우주와도 바꾸지 않으시고, 그 어느 것과도 바꾸지 않으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랑입니다. 더욱이 그 사랑에는 조건이 없습니다.

심지어 우리가 하나님과 원수이고 이방인 되었을 때에도 하나님은 우리를 용납하셨고, 용서하셨습니다. 이제라고 해서 우리를 용납하지 않으실 리가 없습니다.

우리가 죄인 되었을 때에 우리를 구원하시는 선한 일을 시작하신 그 분이 끝까지 우리가 구원 받은 백성으로서 살아가서 천국에 이르기까지 그 일을 이루실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그런 분입니다. 성경을 읽다 보면 종종 눈길이 머무는 곳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다윗을 일컬어 ‘내 마음에 맞는 사람’(행 13:22)이라고 하는 장면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물론 다윗은 믿음으로 골리앗을 상대함으로 유명한 믿음의 일화를 남긴 사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골리앗을 노려보던 그 눈으로 다윗은 밧세바에게 추파를 던졌습니다.

엘라 골짜기에서는 하나님을 모독하는 원수들과 맞섰으나, 광야로 쫓겨난 뒤에는 그들을 찾아가 몸을 위탁하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 군대를 잘 다스린 것 같기는 하나, 아내를 8명이나 거느린 자로서 가정에서는 영점짜리 아버지였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도 아니고, 모세도 아니고, 요셉도 아닌 다윗이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이라니요! 그 이유는 다윗에게 있지 않습니다.

그가 그런 대우를 받을 만한 일을 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그 해답은 오직 하나님의 속성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그 분의 속성 때문입니다.

때로는 상황이 절망적으로 치닫고 비록 삶이 힘겨울지라도 하나님은 우리를 절대적으로 사랑하시고, 우리는 분명히 그 분의 선하신 섭리 안에 있음을 꼭 기억하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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