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아이티 지진(사망‧16만 명, 이재민‧30만 명) 때 성당에서 울고 있는 저 처절한 모습이 우리 소상공인과 작은교회 목회자 모습 같습니다.” 애오개를 사랑하시는 어느 은퇴 장로님께서 사진 한 장을 보내셨다. 덕분에 애오개에 사진이 게재되는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 이뤄졌다.

▨… “터가 흔들리고, 믿음이 흔들리고, 내가 붙잡고 있는 것이 하나님인지, 동아줄인지, 끝이 어딘지, 언제까지 참고 기다려야 하는지, 소망은 있는 것인지, 건강한 사람도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시달리는데 절망 속에서 울부짖는 기도를 주님은 들으시는지, 고물에서 주무시고 계시는지, 열매맺는 가을에만 하나님 은혜가 있고 칼바람 부는 모진 겨울에는 주님의 은혜가 없는지 흔들리고 무너지는 믿음들, 입히시고 먹이신다는 주님 말씀이 공허합니다.”

▨… 애오개의 애독자님들은 두 눈에 가득 차 흘러넘치는 아이티인의 눈물에서 무엇을 읽어내시고 계실까. 내일을 상실한 저들의 허무감일까. 아니면 신앙인이면서도 고난 앞에서는 주저앉아버리는 인간의 신앙의 한계일까. 어쩌면 대면예배금지로 무너져내리는 이 땅의 교회와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고백하는 이들이 주님의 말씀을 공허하게 하는 모습을 노장로님처럼 읽어내며 안타까워하시는 것은 아닐까.

▨… 작은교회 목회수기에서 확인된 바에 의하면 코로나19로 작은교회들이 겪는 어려움 중에서 가장 큰 것은 대면예배금지이다. 대면예배금지는 예배당에서의 예배를 금지할 뿐만 아니라 목회자와 성도의 소통마저 불가능하게 한다. 단절된 소통은 ‘내 양을 먹이라’는 주님의 명령을 준행할 수 없게 해 작은교회 목회자를 좌절하게 만든다. 이 좌절을 은퇴하신 장로님은 ‘절망 속에서 울부짖는 기도를 주님은 들으시는지, 고물에서 주무시고 계시는지’라고 물음으로 선명하게 드러내 보여주었다.

▨… ‘예배는 삶’이라는 사실을 정부쪽 사람들도 바르게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그리스도인의 자리에서는, 예배는 종교적 의전, 의식으로만 이해해도 무방한 것이 아니다. 예배는 그리스도인에게 생명이며 삶 자체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은 예배를 위해 생명을 내어놓는다. 삶 자체가 예배라는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은 아이티 인의 눈물에 젖은 얼굴을 대면예배를 금지 당한 목회자의 얼굴로 유비시키는 분노와 좌절 속에 응축되고 있음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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