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가 두려웠던 이유는 몰랐기 때문이다. 원인도, 약도, 결과도 몰랐다. 코로나로 인한 작은 교회들의 어려움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는 핑계대기가 너무 좋았다. 예배를 안드려도 되고, 심방을 안해도 되고, 전도와 교육을 안해도 되었다. 한 달란트를 땅에 묻어놓은 종처럼 그냥 버티기만 해도 되는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코로나 속에서도 살아계시며 교회를 다스리심을 보여주셨다.”

▨… 이 글은 ‘작은교회 목회수기 공모전’에 출품된 어느 개척교회 담임 목회자의 수기의 첫 머리 부분이다. “코로나는 핑계대기가 너무 좋았다”고 고백하는 이 목회자는, 코로나 때문에 잃어버리고 놓쳐버린 것들을 코로나 소용돌이 속의 고독한 기도와 고독한 예배를 통해서 다시 찾는 축복의 기회로 삼은 체험담을 쓰고 있었다. 코로나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 작은교회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자신의 실천적 경험을 통해 펼쳐 보여주었다.

▨… 15년째 신부전증으로 투병하며 두 아이를 키우는 홀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위중한 지경에 빠졌다.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간 목사에게, 홀어머니는 “제 아이들을 목사님에게 맡겨도 되겠냐”고 물었다. 이 작은교회의 목사는 ‘1초의 주저함도 없이’ 그렇게 하겠노라고 대답하며 교회가 두 아이를 돌보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홀어머니는 눈을 감았고 아이들의 삶은 교회에 맡겨졌다.

▨… 교인 수가 많지 않은 작은교회이지만, 교인 중의 어느 한 사람도 “작은 교회에서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목사님은 그런 약속을 하느냐?”고 사리를 따지려들지는 않았다고 한다. 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만 목사가 전도를 한 것인지, 직원회 결의같은 것은 따지지 않고 목사의 결정에 순종해서 교인들은 두 아이의 살림살이를 위해 700만원을 기꺼이 헌금드렸다고 한다.

▨… 지난 해 작은교회 목회수기 공모 시상식에서 어느 심사위원이 지적했다. “작은교회 목회수기를 보니 우리 성결교회의 내일에는 희망이 빛나고 있다”라고. 그렇다. 이 심사위원이 작년에 이미 확인한 것처럼 우리 성결교회의 내일은, 사도행전적 초대교회의 모습을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작은교회일 때는 빛나던 초대교회적 신앙이 교회의 외적인 성장에 역비례해서 스러지는 오늘의 현상을 교회는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지, 원초적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지키기 위해서는 교회성장을 가로막아야 하는 것인지 바보같은 질문을 제기한다면 치도곤깜일까.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