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교회의 유형과 변혁

팬데믹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가장 큰 이슈는 코로나 이후 교회의 사역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 것인가와 관련되어 있다.

교회의 미래 모습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 생존을 넘어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요구되는 변화는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크다.

최근에「Future Church(미래 교회)」라는 책을 낸 윌 맨시니(Will Mancini)와 코리 하트만(Cory Hartman)은 향후 20년을 내다보며 3가지 유형으로 나눠 교회의 사역 방향을 제시했다. 그들이 제시한 첫 번째 유형은 프로그램형 교회다.

이 유형은 교회성장 중심의 가치에 기반한 모델이라 할 수 있는데 교회 본연의 소명과 비전보다 프로그램과 매니지먼트가 앞서는 특징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유형에 속한 교회의 사역자들과 스텝들은 에너지 대부분(80% 이상)을 주일예배와 기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소모한다. 문제는 지난 2015~2020년 까지 이렇게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해 왔던 교회들이 위기를 맞이했다는 점이다.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생기고 젊은이들이 교회를 등지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교회에 대해 질문을 제기하고 진정한 공동체에 대한 목마름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 유형은 가정교회 모델이다. 기존 프로그램 모델이 제도와 건물 중심이라 한다면 가정교회 모델은 사람 중심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다.

이들은 의도적으로 작은 공동체를 강조하기 때문에 모임도 전통적인 교회 건물 대신 가정이나 카페 등 제3의 장소를 선호한다. 리더십 역시 신학 교육을 받지 않은 평신도가 중심이다.

이들의 존재 이유는 매우 선명하다. 일상의 현장에서 삶과 삶이 만나는(life-on-life) 제자를 만드는 사역(life on life disciple making relationship)을 중심으로 공동체 중심의 교회를 재생산하는 게 목적이다.

가정 교회에 대한 정확한 통계와 자료는 없지만, 가정 교회에 참석하는 숫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리고 점차 기존 교회에서도 이 운동의 원리를 배워 적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다.

맨시니와 하트만은 이 두 모델에 대해 프로그램 교회는 ‘제자 훈련 없는 조직’으로, 가정교회는 ‘조직 없는 제자 훈련’이라고 평했다.

두 가지 모델을 보완해 제시된 모델이 바로 ‘조직화된 제자 만들기’(organized disciple making) 유형이다.

그는 이것을 가리켜 미래 교회(future church)라고 불렀다.

물론 이것은 전혀 새로운 모델이 아니다. 이미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사역이며 이 시대에도 많은 교회들이 노력하고 있는 모델이다.

문제는 실제이다. 정말 교회가 제자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는지, 그것을 위해 조직 구조가 형성되어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예수님의 사역을 들여다보자. 3년간의 공생애를 보면 예수님께서 대중들에게 노출될수록 더 많은 관심과 인기가 따라왔다. 그런데 그의 관심은 따르는 사람들의 숫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사람들에게 집중되었다.

이를 단순화 한 수치를 본다면, 1년 차에는 12명의 제자들이, 2년 차에는 72명이, 십자가와 부활 사건 직후에는 120명의 성도들이 증인으로서 보내심을 받았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예수님의 사역은 분명 적은 숫자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이것이 증식(multiplication) 원리를 따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 이후 역사는 어떻게 전개 되었는가.

부활하신 예수님은 500명의 성도들에게 자신을 보이셨고, 베드로의 부활 증언이 이뤄졌을 때는 하루에 3,000명이 회개하고 세례 받는 사건이 일어났다.

만약 우리의 사역이 이러한 패턴을 따를 수 있다면 교회의 미래는 희망으로 가득 찰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프로그램과 이벤트는 교회의 미래가 될 수 없다. 오직 생명력 있는 복음의 능력이 발휘될 때만 가능하다. 미래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사역의 초점을 재설정해야 한다.

예수님처럼 모인 무리를 외면하지 않으시되 진정한 제자를 만들어가는 사역에 집중해야 한다. 그들을 통해 제자가 제자를 낳는 재생산이 이뤄져야 하고 생명이 생명을 낳은 구조가 되어야 한다.

나는 여기에 기존 교회의 희망과 고민이 있다고 본다. 먼저 희망은 기존 교회의 구조를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교회에는 여러 층의 사람들이 모인다.

적극적으로 핵심부에서 공동체를 섬기는 사람도, 주변부에 머물며 탐색을 하는 이들도 있다. 교회는 모든 사람들을 품어야 한다. 그러나 사역의 핵심은 먼저 소수에 집중하며 그들을 제자화 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바로 여기에 우리의 고민이 있다. 제자를 만들고 확산시키기 위해 기존 프로그램과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다음 글에서는 이에 대한 전략과 방법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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