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주일’, 또 ‘장애인의 날’ 등을 제정하고 지키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억하고 잊지 않는다는 뜻이다. 국경일을 만드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교단의 장애인 주일은 타 교단보다 매우 늦은 2013년 제107년차 총회 서울남지방의 요청으로 총회에서 대의원들에 의해 결의되었다. 그리하여 우리 교단은 매년 부활주일 다음 주를 장애인 주일로 지키게 되었다.

장애인들은 항상 이 주일에 부활하신 주님이 주신 선물인 평강, 기쁨, 소망 그리고 믿음을 소유하게 된다(요 20:19~31). 안성맞춤의 주일이다.

한국성결신문 2014년 4월 23일자 기사에 “교단의 첫 장애인주일을 지킵시다!” 제하의 기사를 시작으로 4월 27일, 소위 ‘장애인 사역을 한다’는 우리 교단의 장애인 사역자들도 알지 못했던 교단 장애인 주일 행사가 어느 복지재단 건물의 강당에서 열렸다.

그 후 우리 교회와 단체는 국가에서 정한 ‘장애인의 날’은 교단 외의 행사로 장애인 단체에서 함께 참여하고 개 교회 차원으로 ‘장애인 주일’에 교회와 단체에 속한 장애인들과 함께 예배하였다. 그러니까 1년에 2회 ‘장애인의 날’과 ‘교단 장애인 주일’을 지킨 것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에 소속된 교단들은 1989년 서울 장애인올림픽을 기점으로 국가에서 정한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을 기준으로 주일을 지켜오고 있다.

그 ‘지킴’이 작년과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불가능해졌고 또 어렵게 되었다. 맛으로 표현한다면 개인차가 큰 화전(花煎) 같은 느낌이다. 꽃과 떡을 함께 선물 받은 느낌이면서도 단지 시각적인 맛이고, 박제된 ‘장애인의 날과 주일’인 것 같다.

혼자만의 느낌일까? 모든 역사의 기록엔 정사와 야사가 있다. 88올림픽이 열리기 전, 당시 기상대(현재 기상청)에 아주 높은 곳에서 명령이 하달되었다.

“우리나라의 강우 기록을 조사하여 가장 강수량이 적은 날을 찾아라”였다. 그래서 찾은 날이 4월 20일이다. 이날이 농사 24절기 중 여섯 번째, 비가 많이 오는 곡우(穀雨)와 매번 겹친다.

세종대왕이 홍릉에서 선농(先農)을 위한 제(祭)를 하는 행사를 한 후에, 참여한 백성들에게 소를 잡아 선농탕(先農湯, 설렁탕)을 만들어 나누어 주던 그날이 곡우다. 아마 그때는 고춧가루가 없었을 때라 지금 설렁탕과 같이 먹는 깍두기의 맛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비 오는 날, 따뜻한 음식이었다. 속을 데우는…. 지체장애인들의 자립 생활센터가 전국에 12개밖에 없을 때부터, 꽤 긴 기간 두세 단체의 사무국장으로 사역했었다.

매년 ‘장애인의 날’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면 거의 모두가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들이 부탁을 한다. “목사님. 비 안 오게 기도해 주세요.” 그래서 기도를 했다.

‘장애인의 날’이 월요일이다. 그래서 시청에서 하는 행사날짜를 3일 앞당겨 토요일로 정했다. 토요일엔 비가 안 왔다.

3일 후 월요일인 ‘장애인의 날’엔 비가 왔다. 정작 그날엔 비가 왔지만, 장애인들은 “기도를 부탁했더니 비가 오지 않았다”고 소문을 냈고, 그 후 다른 자립 생활 단체 및 타 단체에서도 기도 부탁을 하기 시작했다.

아주 큰 부담을 가지고 “비 안 오게 해 주세요”라는 기도를 정말 절실하게 했었다. 그리고 다 이루어 주셔서 다들 굳은 ‘믿음’을 주신 주님께 감사하다.

그래서 오늘도 믿음 가지고 기도한다. 우리 교단의 장애인 주일엔 행사계획표와 장애인 주일 설교를 위한 참고 자료 같은 것도 ‘다운’받을 수 있고, 교단 달력에 또 행사계획표에 ‘장애인 주일’이 인쇄되는 등 ‘관심을 가진 흔적들’을 찾게 해달라고…, 속을 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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