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끝 섬 ‘말도’에서 복음의 꽃 피다

바다에서 바라 본 말도교회와 섬 전경.
바다에서 바라 본 말도교회와 섬 전경.
추명순 전도사.
추명순 전도사.

“당시 서해의 땅 끝으로 여겨지던 곳, 아무도 가지 않던 곳에 여러 날 동안 배를 타고 들어가거나 때로는 섬과 섬 사이를 잇는 노둣길을 걷고 걸어서 복음을 전했고, 교회를 하나 하나 세웠습니다. 그녀의 발길이 머무르는 곳이 모두 기도처였고, 만나는 사람이 모두 전도 대상이었습니다.”

순교자 문준경 전도사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군산 전도의 어머니 추명순 전도사의 이야기다. 여성의 몸으로 모진 삶을 살면서도 섬 선교에 헌신한 문 전도사와 닮았다. 다만 문 전도사는 죽어서 복음을 지켰다면 추 전도사는 죽기까지 복음을 전했다는 점이 좀 다르다. 사람들은 그녀를 가르켜 ‘고군산군도의 마더 테레사’라고 부르지만 일찌감치 ‘신안의 섬 선교의 어머니’로 알려진 문 전도사에 비하면 추 전도사는 거의 무명에 가깝다.      

사실 그녀는 서종표 목사(군산중동교회)가 추 전도사의 거룩한 족적을 본격적으로 소개하지 않았다면 그녀의 삶은 ‘헌신짝’처럼 낙도 열도 어느 끝 섬에서 버려질 뻔했다. 추 전도사와 일면식도 없었던 서 목사는 잊혀지고 있는 한 헌신자의 모습을 역사의 무대로 이끌어 냈다.  

이런 서 목사의 끝없는 열정으로 추 전도사의 삶과 섬 사역을 재조망하는 책 「추명순 전도사」가  세상에 나왔다. 그동안 추 전도사에 대한 단편적인 글은 있었지만 그의 인생을 꿰뚫어 한권의 책으로 엮어 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목사는 거친 파도와 세파를 헤치며 섬에 가득했던 우상을 타파하고 기도로 선교의 길을 열어 마침내 ‘고군산 섬 교회’의 어머니로서 산순교의 삶을 산 추 전도사의 생애와 섬 사역을 여러 고증과 발품을 팔아 생생하게 담아냈다. 말도 출신의 목회자와 도서지역 목회의 증언을 담은  ‘내가 만난 추명순 전도사’도 수록했다.

그리고 월간 ⌈빛과소금⌋, ⌈활천⌋ 등 기독교잡지 뿐만 아니라 기독교방송 CBS 등 여러 매체에 소개된 추 전도사와 관련된 이야기도 모아 담았다. 추명순 전도사가 사역할 당시의 사진도 수록해 당시의 상황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야말로 목숨을 다할 때까지 복음전도자의 삶을 살았던 추명순 전도사의 삶을 가감없이 담고 있다.

서종표 목사는 “군산중동교회 김용은 원로목사님의 영향을 받은 후 고군산지역 전도자의 삶을 사셨지만 나 조차도 그분에 대해 알지 못했을만큼 추명순 전도사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는 생각에 사명감으로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며 “이번 책을 통해 그분의 복음에 대한 열정과 사명을 알게 되고 우리에게도 회복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 목사는 책 집필을 위해 말도를 비롯해 고군산 지역의 섬을 10여 차례 배로 오가며 사료를 모았고 직접 추 전도사와 사역했던 목회자들을 만나 인터뷰도 했다. 또한 지방회 목회자들과 함께 추명순 전도사 기념사업회를 결성해 기념관 건축과 사진전 개최 등으로 그의 업적에 대해 널리 알릴 계획이다.

그렇다면 서 목사가 이토록 추명순 전도사에게 빠진 이유가 뭘까. 그는 “‘사람이면 다 사람인가, 사람 같아야 사람이다’라는 말처럼 추명순 전도사님은 ‘목회자가 목회자다워야 목회자’라는 말이 어울리는 분”이라며 “예수님을 본받기 위해 노력하셨던 고군산 지역의 마더 테레사, 고난과 핍박 속에서 복음의 꽃을 피웠던 추명순 전도사님에 대해 알고 그분의 뒤를 따르는 우리가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서 목사의 고백대로 추 전도사의 헌신적 사역 덕분에 고군산군도의 가장 끝인 말도는 세상의 끝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이 시작되는 곳이고, 육지와 가장 먼 낙도가 아니라 하나님과 가장 가까운 복음의 섬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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