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사순절기가 찾아왔다. 2월 17일 재의 수요일부터 사순절이 시작됐다. 사순절 절기가 중요하지 않을 때가 없었지만 무엇보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사순절을 보내야 한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상황으로 전 세계가 고통과 혼란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맞이하는 사순절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한국교회와 성도는 이기적인 집단, 이기적인 사람들로 치부되고 있다.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도 추락했다.

목회자로부터 시작해 모든 성도가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다.

이번 사순절은 생각으로만 그치는 사순절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마음으로 그 의미를 실천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고난의 길로 나아가는 순례자로서 자기 부인의 기회로 삼고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통회와 봉사, 희생을 통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는데도 힘써야 할 시기이다.  

우리가 사순절에 기억해야 할 것은 먼저, 고통 받는 이웃과 함께하는 일이다. 마음만 다질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사랑 실천에 나서야 한다.

최소한 한 가지 선행이라도 꼭 실천해보자. 물질이든 기도든, 작은 것이라도 나눌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사순절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또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환경 파괴 등으로 신음하는 생태계에도 관심을 확대해 창조세계를 보존하고 지키려는 행동도 필요하다.

마침 우리 교단은 사순절 기간 ‘경건한 40일, 탄소금식’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생태계의 위기를 초래한 우리의 탐욕을 회개하고, 생명 지킴이로 거듭나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회복하는데 성결인이 앞장서자는 운동이다.

한기채 총회장은 목회서신에서 “우리가 직면한 생태계 위기는 전 지구적인 현상으로, 문명이 가져온 위기”라며 “경건과 절제의 탄소금식은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회복하는 생명의 지킴이로서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소 배출을 절제한다는 의미에서 ‘탄소 금식’은 새로운 개인 경건 실천 활동이다.

에너지 절약과 대중교통 이용하기, 생활 쓰레기 줄이기 등으로 탄소사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조금 불편하고 단순한 삶을 통해 자기를 죽이고 절제하는 것이 우리가 사순절 내내 묵상하고 고심하며 결단해야 하는 과업이다.

우리가 행하는 이런 탄소금식과 절제가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에 동참한다는 고행적, 금욕적 의미도 있고 생태계와 창조세계를 위한 실천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주님이 가난하게 되시어 우리가 그 가난으로 부유하게 된 것처럼 사순절의 절제와 금욕적인 삶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생태계를 지킬 수 있다.

교회가 절기를 지키는 것은 결코 형식주의가 아니다. 바르게 절기를 지킴으로 주님을 더 깊이 묵상하고, 주님의 뜻을 따르고 그분이 걸어가신 그 길을 좇으려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믿는가를 고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고백에 따른 행함이 뒤따라야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온전히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교단 적으로 전개하는 ‘경건한 40일 탄소금식’과 생명을 나누는 헌혈 운동에 성결인들이 적극 동참해야 한다. 이 동참이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는 기폭제 구실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시련과 고난이 아무리 험하고 힘들더라도 믿음을 지켜 사순절을 지키려는 믿음을 실천한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극복하고도 남을 것이다.

우리 교단은 사순절을 계기로 코로나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 사회와 함께 호흡하면서 사순절을 바르게 지키는 믿음을 이 땅에 실천하고 예수 생명과  희망을 제시하는데 우리 모두가 앞장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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