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파이퍼의 「강해의 희열」 <두란노/452쪽/2만700원>
코로나 시대에 인터넷과 미디어 설교 방송이 쏟아지고 있다. 설교자의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 설교자는 성경과 교리만 전하는 걸 넘어 교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설교를 해야 한다. 설교학 교수가 추천하는 설교관련 도서를 소개한다. 

설교,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다

최근 출간된 「강해의 희열」은 우리 시대 뛰어난 강해 설교자요, 복음주의 지도자인 존 파이퍼의 40년 설교사역의 총합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강해의 희열」은 파이퍼가 이전에 펴낸 두 권의 책, 「존 파이퍼의 성경과 하나님의 영광」(A Peculiar Glory, 두란노 역간)과 「존 파이퍼의 초자연적 성경읽기」(Reading the Bible Supernaturally, 두란노 역간)와 연결점에 있는 책이다. 
파이퍼의 이 책은 단순한 설교학 책이 아니다. 그것은 설교의 정의와 개관으로 시작하곤 하는 많은 설교학 책과 달리 설교의 자리가 놓여있는 예배의 본질과 공예배의 중요성으로 시작한다. 
「강해의 희열: 예배로서의 기독교 설교」(Expository Exultation: Christian Preaching as Worship)라는 원 제목이 암시하듯, 파이퍼는 설교를 예배라는 큰 그림 속에 위치시키고 그것의 합당성과 의미를 제시한다. 
파이퍼에 따르면 예배란 “하나님의 최고 가치와 아름다움을 의식적으로 알고 귀중히 여기고 드러내는 일”이다.(p.20) 
이런 맥락에서 예배란 설교의 목적과 정확히 일치한다. 왜냐하면 설교는 성경을 통하여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리스도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교는 찬양과 구별되는 별개의 순서가 아니며 그 자체가 예배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설교를 통해 당신의 아름다움과 영광을 드러내신다. 
파이퍼는 “하나님이 예배 속에 배치해 두신 설교는 세상에 그분이 바라시는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시는 위대한 수단”(p.18)임을 단언한다. 또한 참된 예배가 마음에서 경험한 사랑에 이끌려 하나님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것이라 할 때(마 15:8~9), 참된 설교는 설교자의 심령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과 아름다움을 기뻐하는 것을 전제한다. 그런 까닭에 파이퍼는 독특하게도 설교라는 엄중하고 무거운 짐을 행복한 짐으로 여기고 그것을 「강해의 희열」로 정의한다. 
그에게 설교란 “성경말씀에 계시된 실체를 지적으로 강해하는 일이면서, 또한 설교자가 자신이 강해 중인 말씀에 느끼는 희열을 통해 그 실체의 가치를 구현하는 일”이다.(p.20) 따라서 참된 설교에 강해와 희열은 불가분의 관계다. 파이퍼에게 참된 설교란 “양쪽, 성경의 참뜻을 밝히는 강해와 그 의미 속에 담긴 하나님의 영광을 공공연히 중시하는 희열이 합해지는” 설교이다.(p.71) 
이 책은 세 가지 측면에서 신뢰할 만하다. 첫째,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하다. 파이퍼는 설교의 희열에 관한 자신의 논증을 철저하게 성경에서 찾고 성경에서 가져오려 시도한다. 둘째, 복음주의 전통에 충실하다. 
파이퍼가 이 책을 자신에게 설교의 영광을 처음으로 일깨워준 마틴 로이드 존스(M. Lloyd-Jones)에게 헌정하고 싶다고 밝힌 것처럼, 이 책은 복음과 계시의 빛으로 시대를 환히 밝혔던 복음주의 설교자들의 자랑스러운 유산들에 충실하다. 
셋째, 현장 중심적이며 실제적이다. 파이퍼의 설교에 관한 조언은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싱싱하며 살아있다. 

 

민병남의 「설교 고쳐쓰기」
설교를 위한 중간점검

「설교 고쳐쓰기」는 대단히 실용적이며 실제적인 책이다. 

이 책은 관습적이며 고루한 설교의 부족한 점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보다 나은 설교로 발전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안들을 제시해 준다. 
예를 들어 ‘싫증나는 설교’를 ‘참신한 설교’로, ‘일방적 설교’를 ‘공감적 설교’로, ‘혼란한 설교’를 ‘명쾌한 설교’와 같이 작아 보이지만 치명적일 수 있는 설교의 간극들을 메워주는 유용한 조언들을 담고 있다. 오랫동안 객관적인 점검 없이 해오던 대로 설교문을 작성해 온 설교자라면 잠시 멈춰서서 자동차를 점검하듯, 이 책의 기준을 따라 자신의 설교를 점검한다면 분명 유익할 것이다. 
딱딱한 설교학의 용어가 아니라 친절하고 편안한 용어로 되어 있어 읽기에 편하다. <CLC/272쪽/1만1,700원> 

 

한기채의 「요한복음, 삶으로 읽다」
말씀의 ‘삶의 육화’ 도우미

「요한복음, 삶으로 읽다」는 교단 총회장으로 섬기시는 한기채 목사의 설교집으로, 넓고 깊은 요한의 복음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간결하고 평이한 문장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복음서를 해석할 때 내재되어 있는 복잡한 논쟁을 맑고 깊은 강물처럼 굴절없이 잔잔한 언어로 수면 밖으로 드러낸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이, 기록된 지면 밖으로 걸어나와 우리의 삶으로 육화(embodiment) 되어 묵상과 삶이 어우러지도록 친절하게 돕는다. 이 책은 가히 모든 이들을 위한 요한복음(John for everyone) 설교라 해도 좋을 것이다. 특히 주님의 삶과 고난을 상고하는 사순절 즈음, 새벽기도회 설교를 비롯한 연속설교를 준비하는 설교자들에게 훌륭한 가이드북이 될 것이다. 이 책에 이어 출판한 「누가복음, 삶으로 읽다」도 필독할 가치가 있다. <토기장이/400쪽/1만8,000원>

 

박대영의 「디도여 교회를 부탁하오」
교회론의 마지막 조각

오늘날 교회론이 주로 사도행전과 에베소서에 기반해 있다면 그레데 섬 사역을 디도에게 위임하며 쓴 이 짧은 서신은 사도 바울의 교회론의 마지막 조각을 완성하고 있다. 
본문에 대한 치밀하고 면밀한 연구에 기반한 저자의 설교는 디도서가 담고 있는 교회의 본질적인 문제, 곧 교회의 존재 목표와 사명, 지도자의 정체와 자격, 앎과 삶의 일치를 촉구하는 가르침, 세상과 구별된 성도의 존재 방식, 세상을 향한 그리스도인의 윤리, 복음이 살아있는 교회, 선한 열매를 맺는 공동체와 같은 교회의 본질적이며 실천적인 주제를 심도깊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코로나의 암울한 시기를 지나는 이 시기에 마치 “그대여, 교회를 부탁하네”라고 말하는 것 같다. 교회는 과연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설교자들이 거룩한 교회에 대한 사도바울의 음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두란노/280쪽/1만2,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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