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지난 22일 새 수장을 뽑았다. 온라인으로 속개된 총회에서 강대흥 선교사(GMS)를 신임 사무총장에 선출했다.

KWMA는 국내 15개 교단 선교부와 143개 선교단체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대표적 선교연합단체이다.

88올림픽 이후 급격히 늘어난 선교사들의 사역을 효과적으로 돕고 전략적 선교를 위해 설립된 KWMA는 그동안 개 교단이나 개별선교단체가 감당하기 힘든 미전도종족선교운동이나 전방개척선교 등 한국교회 선교를 이끌어왔다. 

한국교회 선교사가 171개국에 2만8,039명이 된 것도 KWMA가 지난 30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결실이다. 대외적으로도 외교부나 여러 민간단체들과 협력관계를 체결해서 명실상부한 한국선교의 단일창구로서의 위상도 갖췄다. 이 모든 것이 KWMA가 교단 선교부와 선교 단체들을 잘 어우르고 협력한 덕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KWMA는 이번 총회에서 몇 가지 문제점을 노출했다. 정회·폐회 논란으로 개회부터 난항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재투표 규정이 없어 선거에도 혼선을 빚었다.

회원 동의 없이 폐회를 정회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회원단체들의 반발도 샀다. 회원들이 올린 ‘거버넌스 개혁 TF팀 구성’ 안건을 다루지 않은 것도 문제다.

‘거버넌스 개혁 TF팀 구성은 이사회가 갖는 권한이 너무 강력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선교단체의 특성상 실무 및 현장 관계자들에게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 맞는데도 이를 무시한 것이다. 

대형교회 중심의 이사회 구조, 이사의 연임 제한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회원 단체에 대한 검증과 관리가 소홀하다는 것이다.

KWMA는 1월에만 총회를 두 차례 열었으나 최근 코로나 집단감염으로 물의를 일으킨 인터콥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나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한국교회총연합도 인터콥을 ‘불건전 단체’로 규정하고, 회원 교단과 주요 교단, 선교단체도 인터콥에 대한 참여금지 등 주의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정작 인터콥이 소속된 KWMA만 침묵하고 있다. 

인터콥은 선교방식 등의 문제로 KWMA로부터 2011~2014년, 2018~2019년 두 차례나 신학 지도를 받았다. 현장 선교사들도 인터콥의 선교 방식이 너무 공격적이고 다른 선교단체와 협력이 되지 않는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목회현장에서도 인터콥 소속 목회자와 성도들로 인한 교회갈등과 잡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인터콥은 달라진 게 없다. 신학 지도가 끝날 때마다 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매번 말 뿐이었다.

그런데도 KWMA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KWMA 내부에서도 인터콥의 신학적, 선교신학적 문제를 파악하고 있으면서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KWMA에 속한 교단들이 인터콥 참여 금지를 결의한 만큼 KWMA도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또 다른 선교단체연합체인 선교한국은 이미 2007년 인터콥을 회원에서 제명했다.

인터콥의 선교 방식이 선교계에서 일반화되지 않았고, 때로는 현지 선교사들을 위험에 빠뜨리기도 한다는 이유에서다. KWMA가 선교한국처럼 인터콥을 제명하지는 않더라도 분명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KWMA가 건강한 한국선교 연합단체로 남기 위해서는 회원단체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신규 회원을 받는 과정부터 선교사 파송과 활동에 대한 실사나 신학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오히려 선교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 KWMA가 이전과 다른 변화와 결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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