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같은 소설, 설화 같은 사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심판」  
박성일 교수의 「C. S. 루이스가 만난 그리스도」

‘오두막’은 책 읽어 주는 목사로 통하는 전우철 목사가 ‘5분에 책 두권을 막 읽어준다’는 뜻이다. 일반 서적이 질문하고 신앙서적이 답하는 형식으로 세상 속에서 기독교 가치와 진리를 일깨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개미」 , 「나무」 , 「인간」 등을 쓴 작가로서 우리에게 꽤 유명한 분입니다. 2015년에 「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제목으로 프랑스에서 출판되었던 책이 2020년 한국에서 「심판」 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사실 이 책은 그의 이전 책 「인간」처럼 희곡 형식의 소설이라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을지는 몰라도, 제가 읽으면서는 희곡 형식은 가졌지만 ‘소설처럼’ 읽히는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아나톨 피숑이라는 인물이 죽어서 하늘나라에 갑니다. 그는 현세에서 판사였지만 갑자기 피고인으로 법정에 섭니다. 자신의 변호사 카롤린, 검사 베르트랑, 재판장 가브리엘이 등장하는데 피숑이 ‘천국에 남아 있을 것인가’ 아니면 환생하여 ‘다시 세상으로 내려갈 것인가’를 재판합니다. 죄가 없으면 천국에 남아있게 되고 죄가 있으면 ‘지옥과 같은 삶’으로 다시 환생하게 됩니다. 참 흥미로운 것은 죄의 대표적인 기준이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입니다.

피숑은 배우의 재능이 있었지만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판사’가 됩니다. 그러다 보니 운명적 사랑을 할 수 있었던 여인과 결혼하지 못하게 됩니다. ‘유죄’의 사유가 두 가지로 늘어납니다.

피숑은 ‘천국’에 머물지 못하고 ‘환생’하여 세상으로 내려가도록 판결을 받습니다. 흥미롭습니다. 자신의 재능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유죄를 내리고, 그 유죄가 사형인데 내용이 ‘삶의 형’이라니 말입니다.

다음은 신앙 서적입니다. 웨스터민스터신학교의 변증학 교수 박성일 목사님의 책입니다. 「C. S. 루이스가 만난 그리스도」 는 전체 4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1장은 회심, 2장은 성취자 그리스도, 3장은 성육신 사건, 4장은 대속의 의미입니다. 

저자는 루이스의 회심 부분을 설명해 나가면서 ‘MYTH’(설화 또는 신화)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다만 전통적인 의미의 설화가 아니라 ‘설화적 역할’ 또는 ‘설화적 효과’로서 루이스 사상을 소개합니다.

그렇습니다. 문학가이며 문학 비평가인 루이스는 자신의 친구들인 휴고 다이슨(Henry Victor Dyson Dyson, 1896~1975)과 ‘반지의 제왕’ 저자인 존 톨킨(John R. R. Tolkien, 1892~1973)은 에디슨 산책에서 그들의 전공 분야인 설화라는 문학 장르를 통해 자신의 회심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다이슨과 톨킨이 내게 보여 준 것은 바로 이거야 … 내가 이교도의 설화 속에서 어떤 희생 제물에 대한 이야기를 만났을 때 나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는 사실이지 … 그런데 문제는 이런 내용들을 성경 속의 복음서를 통해 읽을 때는 왠지 불편했던 거야 … 그리스도의 이야기는 한마디로 사실적 설화(A TRUE MYTH)라는 거야 … 다른 설화들은 인간의 설화에 불과하다면 이것은 하나님의 설화라는 거지”(PP. 36~37)

그렇습니다. 루이스는 자신의 자서전적인 책 「Surprised by Joy」(1955)에서 첫 번째 회심인 ‘무신론에서 유신론으로’ 변화된 것을 설명하였고, 두 번째 회심인 ‘유신론에서 기독교유신론’의 변화를 설명하면서 자신의 전공인 ‘MYTH’ 개념을 사용합니다. 

저는 신화에 관한 박성일 교수님의 설명을 읽으면서 ‘일반 설화’에서는 상상으로 멈추지만 ‘예수님의 성육신 사건’에서는 신화가 사실이 되었다고 설명할 때 전율을 느꼈습니다. 이 두 책을 읽으면서 이런 질문이 생겼습니다. ‘과연, 하늘에서 이 세상에 내려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같은 희곡인 「심판」에서는 ‘삶의 형벌’ 곧 ‘사형’이 ‘이 세상으로 내려오는 것’입니다. 참 재미있습니다. 무죄면 천국에 머물고, 유죄면 세상에 내려오고! 반면에 박성일 목사님의 책 「C. S. 루이스가 만난 그리스도」에서는 ‘설화가 사실이 되다’는 구조에서는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우리 죄를 대속하기 위하여 이 세상에 육신의 몸을 입고 내려오셨습니다. 

아무쪼록 오늘 하루 ‘유죄 판결’을 받으셔서 이 세상에 내려오신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라, 우리 아니 내 죄를 해결해 주시기 위해서 이 세상에 육신의 몸을 입고 오신 예수님을 다시 한 번 나의 구원자로 영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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