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새해 벽두는 항상 희망과 기대로 부풀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떠들썩한 새해맞이는 이미 오래전 추억이 되어버린 듯 차분하고 조용하기만 하다. 코로나 충격 때문이다. 2021년에는 코로나가 끝나기를 바랐는데, 결국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새해가 되고 말았다.

코로나19의 광풍은 이렇게 해를 넘겨서도 우리의 모든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경기는 곤두박질했고, 경제는 꽁꽁 얼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로 사람 사이의 거리도 온기도 식었다. 경제적 전망도 좋지 않다.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만큼이나 신앙도 위축되었다. 계속되는 비대면 예배로 신앙이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새해를 맞아 계획하고 기대했던 모든 것이 수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앞선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시대에 무엇이 어떻게 될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새로운 목회 트렌드를 제시하고 그럴듯한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희망, 바로 복음의 능력이다. 

코로나는 교회에 충격을 주었지만 반대로 희망도 보여주었다. 교회당이 비고 나니 많은 것에 가려 잘 보이지 않던 아기 예수님이 또렷이 보였다. 화려한 불빛으로 가득 차 있던 거리도 텅텅 비어 모처럼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로 촉발된 현재의 위기를 통해 생명 존중, 환경오염과 인간 존엄성의 상실, 약자에 대한 무관심 등 기존 가치관의 한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로 제한받는 일도 많이 생겼지만 그로 인해 새로운 선택지는 그보다 더 늘어났다.

교회의 많은 활동이 비대면으로 전환되었지만 온라인 콘텐츠를 잘 활용해서 복음 전파의 영역을 넓힌 것도 코로나가 준 기회다. 일상 속에서 주님을 더 찾고 말씀과 기도를 생활화할 수 있는 체질이 개선되었던 것처럼 변혁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대전환은 이제 거역할 수 없는 명령이다.

혼란한 세상에서의 교회의 역할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보자.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이 강퍅해진 면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진 것 없는 이들이 더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모든 그리스도인은 힘을 보태야 한다. 코로나19 감염병과 그 여파로 시련을 겪는 우리 사회를 회복하고 재생시킬 수 있는 본질적 사명에 진력하자.

올 한해도 하나님께서 시련과 고통을 통해 우리에게 무슨 질문을 던지고 계시는지 끊임없이 묵상하며 통해 코로나의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한다. 그 간절함과 절박함의 에너지는 역시 협력하고 연대하는 것밖에 없다.

작은 것들이 연결되면 큰 흐름을 만든다는 것은 이미 명확하게 드러났다. 총회와 국내선교위원회의 교회 재활성화 사업이 그렇고, 코로나 시대에 작은 교회를 위한 헌금이 역대 최대였다는 것도 이를 여실히 증명했다.

작은 교회가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지탱할 힘이 공급되어야 한다. 작은교회와 동행만이 코로나의 격랑을 넘어 희망의 바다를 향해 나갈 수 있다. 우리가 모두 서로에게 믿음과 희망이 되어줌으로써 이 긴 어둠을 이겨내자.

위기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과 한국교회의 희망은 깨어있는 신앙과 행동하는 신앙이다. 복음이 바로 코로나19의 진정한 백신이다. 어떤 일이 닥쳐도 복음만이 지친 마음과 육신을 붙잡아줄 수 있고, 무너진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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