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한국교회를 어떻게 열지에 대한 논의가 많다. 코로나로 세상이 변한데다 경제난이 날로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분야 세계1위 미래학자로 꼽히는 제이슨 솅커는 신간 「금융의 미래」에서 대부분의 국가들이 수익보다 지출이 많아져 GDP 대비 부채비율이 세계 2차대전 이후 겪었던 수준을 넘어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코로나 이후 경제위기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진단한다.

간접비를 줄이기 위해 항공사, 호텔, 레스토랑, 자동차제조사, 석유와 가스회사들의 인수·합병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로 인해 상장된 기업의 수는 줄어들고, 대면 접촉을 하지 않고 업무를 처리하는 로봇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도래할 것이다. 그 결과 많은 사람이 일거리를 잃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기업들이 생존을 씨름하는 환경에서 교회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예산이 줄어드는 가운데 힘들어하는 교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영적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교회가 요구될 것이다.

한국교회가 지난 반세기 동안 성령바람을 일으키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면 적어도 앞으로 몇 년간은 믿음을 잃어가는 사회 구석구석에 새로운 언택트의 메아리를 일으키는 교회가 요구될 것이다. 답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우리가 고심했거나 그리워했던 것 속에 들어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연말을 보내면서 다니엘의 소박한 밥상을 생각하곤 했다. 바벨론 포로로 잡혀가 느부갓네살 궁정에서 교육을 받던 다니엘이 기름진 궁중의 음식을 거부하고 선택한 소찬은 넘치는 음식 앞에서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일 것이다. 

느부갓네살 왕의 후계자인 벨사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포획해온 황금잔으로 술을 마시며 탐욕 생활을 즐길 때 사람의 손가락이 나타나 벽에 알지 못하는 글씨를 쓴다. 아무도 풀이를 하지 못하자 마침내 다니엘이 불려가 벽에 쓰인 글을 해독한다.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Mene, Mene, Tekel, Parsin). “하나님이 저울로 바벨론을 측량하니 부족함이 드러나 나라가 멸망하고 쪼개질 것이다”(단 5:18~28) 그의 이런 총명함은 뜻을 세우고 소찬을 선택했던 의지와 실행의 결과로 얻어졌을 것이다.

복음주의 대표적인 저술가인 필립 얀시는 다윗의 인간적 됨됨이는 들에서 얻은 교훈에 있다고 분석한다. 그가 사울 왕의 눈에 띈 것은 군사적 기교가 아니라 음악적 기교 때문이라고 본다.(필립 얀시 「스토리 성경」).

150편의 시편 중에서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다윗의 시편들은 바위, 동굴, 별들, 전쟁의 들판, 양과 같은 자연을 배경으로 시작해 하나님에 대한 믿음으로 확산하고 있다. 굴곡의 삶을 통해 그는 내면세계를 정직하게 그리는 법을 알았다.

바울은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절에 처음으로 고린도를 방문한다. 데살로니가와 베뢰아에서 폭도들이 뒤쫓았다. 고린도에서도 반대 세력이 일어난다.

이런 환경에서 18개월동안 복음을 전한 바울은 에베소에서 고린도 교인들에게 모든 은사 중에서 최고의 것은 사랑이라는 편지를 보낸다. “산을 옮길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고전 13:2)

어려운 시절을 보내는 절제된 행동, 시를 노래하는 부드러움,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상을 향한 사랑. 이런 것을 갖춘 교회라면 어려운 코로나 시대, 그리고 그 이후라도 충분하게 소명을 담당하는 교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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