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다사다난하지 않은 때가 없겠지만 2020년은 말 그대로 많은 일과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해였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전 세계적인 감염병은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연말이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인파로 가득했던 거리는 찬바람만 불고, 화려한 크리마스 장식이 있던 거리에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 달라’는 간판만 우뚝서 있다.

시민들의 여유와 웃음은 마스크로 가려졌고, 소상공인 등 서민들의 울부짖음만 커지고 있다. 1년 가까이 지속되는 전염병에 국민들의 피로도 높아만 가고 있다.

구세군 자선냄비의 모금액은 예년보다 20% 줄었고, 사랑의 열매 개인 기부액도 70% 수준에 그쳤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민들의 마음뿐만 아니라 주머니 사정도 각박해졌다.  

한국교회도 코로나19를 감당하기에 벅찬 한 해였다. 일제 식민지와 전쟁 속에서도 중단된 적이 없던 현장 예배도 멈추고 신앙자체가 위축됐다.

교단 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해외선교도 주춤했다. 방역에 철저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회발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사회의 눈총을 받았다. 모이는 것만으로 주위의 경계 대상이 됐고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썼다. 

우리교단은 코로나 여파로 총회를 단축하고 전자투표 시행 과정에서 ‘총무선거 무효와 당선무효’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총회와 성결인들은 처음 겪어 보는 코로나 사태에도 굴하지 않았다.

총회는 장장 100일 동안 코로나19 극복과 나라를 위한 정오기도회를 이어갔다. 모두가 어렵다고 했지만 코로나 재난 기금으로 어려운 교회와 이웃을 돕는 데도 한마음이 되었다.

주요 모임과 행사는 멈췄지만 그 비용을 교회재활성화 지원과 가난한 목회자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선용했다. 코로나 속에서도 총회본부 부동산 활용방안도 연구하고, 교단역사박물관 건립과 교단 신앙고백서 및 교리문답서 발간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안전한 예배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매뉴얼을 만들어 예배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애썼다. 모이지 못하는 비상사태에서도 온라인 콘텐츠로 예배와 교육 공백을 메운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동안 수동적이고, 습관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던 성도들이 가정에서, 직장에서 자발적으로 성경을 읽고 쓰면서 경건훈련에 오히려 힘쓴 것도 감사할 일이다.   

이제 교회가 헤쳐나가야 할 당면 과제는 신앙의 핵심인 예배가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신자들의 신앙이 흔들리거나 약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현재도 확진자 급증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도권에는 5인 이상 모일 수 없다. 성탄예배, 송구영신예배를 드릴 수 없도록 강제되는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것은 흔들림 없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다지는 마음가짐이다.

지난 한 해를 겸허히 돌아보고, 새해에는 주님을 닮는 ‘살아있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새해가 된다고 해서 갑자기 신앙생활 여건이 좋아질 수는 없다.

신앙은 고난 속에 더욱 단단해진다는 진리를 마음속에 간직하자. 인간적 관점에서는 고통스럽고 힘겨울지라도 그 또한 하나님께 한 발짝 다가가는 과정임을 믿으며 나아가자.

‘나부터 성결, 우리부터 평화’라는 교단 표어를 따라 가장 힘없고 약한 이웃에게 ‘평화의 사도’가 되는 연말연시가 되길 바란다. 2021년에도 한국교회는 그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말씀으로 무장하고 가야할 길을 가는 교회가 되자.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