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사역은 성육신적 삶에서 시작된다

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면서 가장 도전적인 부분은 무엇일까? 

헬무트틸리케(Helmut Thielicke)는 “복음은 끊임없이 매번 새로 바뀐 주소를 확인해야 한다. 수신자 들이 거듭 거듭 주소지를 변경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변화하는 시대에 교회의 대응에 대한 과제를 던져주었다. 변화라는 당위성과 본질이라는 긴장 사이에 있는 교회, 두려움 없는 변혁을 추구하면서도 본질을 지킬 수 있는 원리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성경은 그 원리를 예수님의 성육신으로 드러낸다. 세상의 구원을 위해 보냄 받은 예수 그리스도는 철저하게 세상과 동화되셨다. 영광스러운 영적 모습이 아니라 100% 완벽한 인간으로 오셔서 모든 삶의 과정을 통과하셨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성육신’(incarnation)이야 말로 선교의 핵심 원리다.

이 시대에도 마찬가지다. 성육신적 삶을 살지 않는 곳에 참된 복음 전파란 없다. 선교사는 복음이 필요한 곳에 거하면서 삶을 나누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통로의 역할을 한다. 그것이 예수님의 방식이셨고 성령을 받은 성도들이 행해왔던 사역이었다.

나는 이 시대의 창의적 사역이 성육신 적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믿는다. 좀 더 엄격하게 말하면 성육신적 삶을 살지 않으면 창의적 사역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복음은 잘되고 안 된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복음은 삶을 나누는 공간을 필요로하고, 접촉과 관계를 통해 전파된다. 이전과 같이 교회의 건물이라는 특정 공간으로 사람을 불러 오는 방식(attractional model)이 아니라 그들이 있는 곳에 찾아가 복음을 전하는 선교적 모델을 통해 복음은 전파 되고 제자가 형성된다.

필자는 최근 홍대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활발한 사역을 하고 있는 움직이는교회 김상인 목사와 대담을 나누며 큰 은혜를 받았다. 복음의 불모지와 같은 홍대에서 불타는 가슴을 가지고 개척을 했지만 처음 6개월 간은 좌절의 시간이었다고 한다. 

대형교회에서 성공적인 사역을 해왔고 나름 전략도 가지고 있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기존교회에서 사용했던 방식이 전혀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당혹스러운 시기였지만, 가장 큰 배움을 배운 것도 그 시점이었다. 자신의 것을 내려놓자 사역에 전환점이 발생했다. 배우기 위해 현장을 찾아가 듣는 사역이 형성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과 함께 하는것이었다. 그곳에 머물면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왜 아파하고 고통스러워 하는 지를 알아가자 접촉 점이 생겼다. 가장 배가 고프고 외로운 새벽 시간에 그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품고 안아주었을 때 눈물을 흘리고 복음을 받아들이는 기적이 발생했다.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 그들의 방식으로 접촉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연결이 되고 마음을 나누며 사랑을 전하는 기회가 다가온다. 복음은 바로 그 지점에서 복음이 된다. 창의적 사역을 하기 원한다면 먼저 익숙한 방식을 내려 놓을 준비를 해야 한다. 

누군가 세워 놓은 성공적인 방식과 전략들을 과감하게 버릴 용기를 가지라. 그리고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라. 복음을 전해야 할 대상을 찾고, 그들로부터 배우고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나아가라. 

창의적 사역은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발생한다. 그것이 바로 예수께서 성육신을 통해 가르쳐주신 최고의 선교 방법임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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