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 2:28~33)

「주홍글씨」의 저자 나다니엘 호손(Nathaniel Hawthorne)은 청교도의 삶을 중심으로 한 유명한 소설을 많이 썼습니다. 그의 단편소설「큰 바위 얼굴」(Great Stone Face)은 마을 앞 큰 산에 인자한 모습의 얼굴을 하고 있는 바위를 배경으로 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단지 바위일 뿐이지만 큰 바위 얼굴의 모습은 마을을 지켜주는 존재입니다. 

어린 시절 어니스트(Ernest)는 어머니에게 큰 바위 얼굴과 똑같이 생긴 위대한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설을 전해 듣고 이 이야기를 믿습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청년, 장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한없이 자애로운 미소와 가르침으로 지켜봐 주는 큰 바위 얼굴의 인물이 나타나기를 기다립니다.

위대한 상인이자 거부인 개더골드(Mr. Gathergold)와 여러 전쟁을 승리로 이끈 블러드앤드선더(Old Blood and Thunder) 장군 등 위대한 정치가뿐만 아니라 위대한 시인까지 간절한 마음으로 큰 바위 얼굴과 똑같이 생긴 인물을 기다렸지만 어니스트는 이들이 항상 무엇인가 모자라다는 것을 발견하고 실망합니다. 

그 사이 평범한 농부였던 어니스트는 자애와 진실, 사랑을 전하는 설교자가 됩니다. 계곡에서 설교를 하면 마을사람들 뿐만 아니라 먼 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어니스트의 설교를 듣기 위해 찾아옵니다.

어니스트의 모습은 자애롭고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어니스트의 설교를 듣기위해 계곡을 찾아온 어느 시인은 어니스트의 모습에서 큰 바위 얼굴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어니스트는 여전히 위대한 인물을 기다립니다.    

기다림의 초
대림절은 예수님의 탄생과 재림을 기다리는 절기입니다. 대림절을 상징하는 ‘네 개의 초’, ‘기다림의 초’는 어니스트가 위대한 인물을 기다리는 것처럼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것을 상징합니다. ‘기다림의 초’를 켜며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기다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기다리고, 말씀이 성취될 것을 기다리는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성경은 주님의 말씀을 들으며, 주님의 전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생명과 은총을 얻을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누구든지 내게 들으며 날마다 내 문 곁에서 기다리며 문설주 옆에서 기다리는 자는 복이 있나니 대저 나를 얻는 자는 생명을 얻고 여호와께 은총을 얻을 것임이니라”(잠 8:34~35).

어니스트가 큰 바위 얼굴처럼 변한 것처럼, 예수님을 기다리는 사람은 그 얼굴이 예수님처럼 변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약속하신 구원을 경험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며 
이은상 작사 현제명 작곡의 ‘그 집 앞’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오가며 그 집 앞을 지나노라면/ 그리워 나도 몰래 발이 머물고/ 오히려 눈에 띌까 다시 걸어도/ 되 오면 그 자리에 서 졌습니다/ 오늘도 비 내리는 가을 저녁에/ 외로이 이 집 앞을 지나는 마음/ 잊으려 옛날 일을 잊어버리려/ 불빛에 빗줄기를 세며 갑니다.” 

왜 그 집 앞에 갔습니까? 그 사람이 그립고 함께 있고 싶어서입니다. 그럼에도 왜 그 사람으로부터 숨었습니까? 그 사람이 거절할까봐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왜 도망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멈추었습니까? 여전히 그 사람이 그립기 때문입니다. 

시므온의 기다림 
그런데 우리에게는 보다 근원적인 그리움이 있습니다. 꼭 그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 사람보다 더 기다려지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이 근원적 그리움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잃어버린 하나님에 대한 그리움입니다. 

시므온은 모든 인류의 근원적 그리움의 대상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평생 메시아를 기다렸습니다. 그 분이 오시면 세상은 질서를 잡을 것이고, 그분이 오시면 공의가 이루어질 것이고, 그 분이 오시면 영원한 평화가 올 것입니다. 무엇보다 그 분은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시고 죽으시고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실 분입니다. 

하나님은 시므온에게 그가 기다리던 메시아를 보게 된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약속은 이미 700년 전 이사야에 의해 예언된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주께서 친히 징조를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사 7:14). 시므온이 기다리던 메시아는 이스라엘이 기다리던 구세주이고 온 세상이 기다리던 구주였습니다. 

어린 아기 예수님을 만난 시므온은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주재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종을 평안히 놓아 주시는도다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오니 이는 만민 앞에 예비하신 것이요 이방을 비추는 빛이요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광이니이다”(눅 2:29~32). 

시므온은 하나님의 약속대로 죽기 전에 메시아를 보게 됨을 감사하고,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구원의 역사에 대해 찬양하였습니다. 하나님이 친히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것을 보고 찬양하였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성탄의 계절입니다. 성탄은 기다림의 계절입니다. 그리고 만남의 계절입니다. 오랜 기다림이 성취되는 계절이요 인류의 구원이 이루어지는 계절입니다. 당신은 누구를 기다립니까? 메시아 되신 주님을 기다리는 계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오심을 축하하고 기다리던 주님을 만나고 그분이 우리에게 주신 구원의 은총을 누리는 계절이 되기 바랍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당신의 얼굴이 주님의 얼굴처럼 변하고, 주님을 그리워하는 당신이 주님을 닮는 계절이 되기 바랍니다.

길에서 문득 주님 닮은 그리스도인들을 많이 만나는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의 길거리마다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이 가득 넘치는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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