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피를 우리에게 돌리소서’의 결과는?

             홍성철 박사

금요일 새벽 ‘모든 제사장과 백성의 장로들’이 예수를 죽이기로 작정하고 빌라도에게 넘겼다(마 27:1-2). 빌라도는 아무 죄도 찾지 못하여 방면하려고 했으나 그들은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빌라도는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사람의 피에 대하여 나는 무죄하니 너희가 당하라”(마 27:24).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유대인들은 이렇게 응수했다: “백성이 다 대답하여 이르되, ‘그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돌릴지어다’”(마 27:25) 이 말은 “만일 예수에게 죄가 없다면 그분의 피에 대하여 우리와 우리 자손이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었다. 그들의 말에 따라 빌라도는 예수를 그들에게 넘겨주어 십자가에서 피투성이가 되어 죽게 했다. 

예수 그리스도가 피를 흘리며 죽으신 때는 유월절이었다. 유월절을 지키기 위하여 예루살렘에 운집한 수많은 유대인들이 그분의 죽음을 지켜보는 동안 그들의 미움을 삭히면서 즐거워하고 있었다.  책임을 지겠다고 하나같이 외친 소리가 그들에게 어떤 운명을 가져올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그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돌릴지어다’라고 외친 유대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생존하던 주후 70년으로 가보자. 유대인들은 로마의 통치를 반대하며 반항했으며, 이를 진압하기 위해 타이터스 장군의 군대는 예루살렘을 포위하였다. 이 전쟁에 참여했다가 방면된 역사학자 조세푸스는 그 상황을 매우 상세하게 기록하였는데, 그 중 일부를 옮겨보자.

이런 대치 중에 예루살렘을 몰래 빠져나왔다가 로마 군인들에게 잡힌 유대인들은 십자가에 달려 처형되었다. 그렇게 처형된 유대인들이 얼마나 많았던지 나중에는 십자가를 만들 나무가 모자랐고, 십자가를 세울 장소가 부족할 지경이었다. 그들의 메시아를 십자가에 달리게 한 대가가 이렇게 클 줄 알았겠는가? 

많은 유대인들은 금을 삼키고 예루살렘을 빠져나왔는데, 그것이 로마 군인들에게 발각되었다. 로마 군인들은 금을 찾기 위하여 유대인들의 배를 갈랐는데, 어떤 날에는 하루 밤 사이에 2,000여명이 그렇게 배가 갈리어서 죽었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큰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다.

로마 군대가 마침내 예루살렘을 정복하여 도성과 성전을 불태웠다. 그 때가 마침 유월절이어서, 그 절기를 지키러 예루살렘에 모여든 사람은 272만명이나 되었다. 이렇게 몰려든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에 갇혀서 꼼짝없이 모든 수난을 당했다. 그날 죽임을 당한 유대인은 십만명이었고, 포로로 잡혀간 사람의 수는 9만7천명이었다.

그 외에도 17세 이상 된 수많은 사람들이 애굽의 광산으로 팔려갔다. 오히려 부정한 자로 여겨져서 절기에 참여할 수 없었던 사람들, 곧 나병환자, 임질병자, 눈먼 자, 월경의 여인, 중풍병자 등은 화를 면할 수 있었다. 

로마 군대가 예루살렘을 포위하기 전과 후에 죽은 유대인들의 수는 자그마치 133만7,490명이나 되었다. 이런 비극이 선민인 유대인에게 일어난 것은 하나님의 허용이 없었다면 결코 가능하지 않았다.

모세를 통하여 매년 유월절의 절기를 지키라고 명령한 이래 (출 13:10), 유대의 역사에서 그때까지 유월절에 이방인들의 손에 멸망을 당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처럼 엄청난 참사는 유대인들이 그들의 메시야인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히게 하면서 그들이 말한 보증 때문이었다: 

그들의 보증을 확인이라도 하시듯, 예수님은 통곡하면서 이렇게 예언하셨다: “가까이 오사 성을 보시고 우시며 이르시되…날이 이를지라! 네 원수들이 토둔을 쌓고 너를 둘러 사면으로 가두고, 또 너와 및 그 가운데 있는 네 자식들을 땅에 메어치며 돌 하나도 돌 위에 남기지 아니하리니, 이는 네가 보살핌(심판) 받는 날을 알지 못함을 인함이니라” (눅 19: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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