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신 장로

하나님께서 나를 한국에 태어나게 하시고 팔십여 년을 살아오면서 아름다운 국어를 주시어 쓰게 해 주신 사랑과 은혜를 감사한다. 그리하여 바르고 고운 말을 쓰기 위해 평소에 노력하던 중 점점 우리말에 오용과 훼손 현상 즉 일본어 잔재가 아직도 말끔히 청산되지 못한 모습을 보면서 매우 가슴이 아프다. 급기야 문법 파괴 현상까지 보게 되어 너무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우선 가까운 예로 쓸데없이 ‘–지’를 넣는 오용사례를 소개한다. “너, 그렇게 하면 안 돼, 이렇게 해야지”에서 ‘–지’는 맞는 표현이지만, “너, 이렇게 해야지 된다”에서 처럼 ‘–지’를 아무 데나 붙이는 사례를 많이 보게 되어 안타깝다.

또 ‘누구누구를 아무에게 소개하다’ 또는 ‘소개해주다’로 써야 하지만 ‘소개시켜주다’로 쓰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며칠 전 한국어를 굉장히 잘하는 미국 청년이 방송에 나와 ‘왔다리 갔다리’를 마음 놓고 사용하고 있어서 놀랐다. 분명히 이 청년은 한국 사람들에게서 이 말을 배웠을 것이다. 이 말은 한·일 합작어이다. 

여기서 쓰인 ‘-리’가 일본어인 것은 일본어를 공부한 사람은 다 안다. 혹시 전혀 일본어를 모르는 분을 위해 설명하자면 이 ‘–리’는 일본어에서 ‘신문을 보거나, TV를 보거나 했다’에서 ‘-나’에 해당한 것이다. 

그러므로 ‘왔다리 갔다리’는 뜻으로 보면 ‘오거나 가거나 한다’의 뜻이 된다. 이는 ‘왔다 갔다 한다’의 연속행동을 선택 행동으로 바꾸어 버리는 현상이 되고 한국어와 일본어를 혼용하는 혼혈적인 말이 되어 버린다. 정말 개탄할 일이다. 

이제 우리 설교자들에게 고언 한마디 하게 된 것을 슬퍼하며 한 가지 말씀을 드린다. 이 오용은 성경 어디에도 없고 일반사회에서도 전혀 쓰지 않는 이중수동태이다.

즉 일부 설교자들은 설교 시에 ‘이렇게 되었습니다’란 수동태를 ‘이렇게 되어졌습니다’란 수동태 두 개를 합해서 쓰므로 국어에 민감한 신자들에게 마음이 편치 않은 시간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그중 어떤 분은 설교 시간에 그런 표현을 사용해도, 글을 쓸 때는 사용하지 않기도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표현 중에 ‘예루살렘은 멸망되어졌다’라고 쓰인 글이다. 이는 잘못된 표현이며 ‘예루살렘은 멸망했다’라고 쓰는 것이 맞다. 또는 ‘멸망당했다’가 더 흔한 표현이다. 사전에 ‘멸망되었다’가 있기는 있다. 이것을 이중으로 ‘멸망되어졌다’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파멸되었다’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제 문법 파괴라는 가슴 아픈 사례를 들고자 한다. ‘그 많은 빚을 해결되지 못하면 길바닥에 나 앉아야 한다’는 문장을 본 적이 있다. ‘그 많은 빚을 해결하지 못하면’이라고 써야 한다.

이 문장을 쓴 사람은 아주 습관적으로 ‘큰 빚을 지인들의 도움으로 해결됐다’라고 쓰기도 한다. 즉 수동태를 써서는 안 될 곳에 사용함으로써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어 안타깝다. 더구나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읽다가 이런 표현을 발견하게 되어 더욱 답답한 마음이 든다.

미국의 어느 언어학자는 세종대왕을 너무 존경하여 대왕의 기일에는 반드시 추모 행사를 거행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올바른 국어 사용을 함으로써 세종대왕 같은 성군을 통해 아름다운 한글을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자. 그리고 더욱 올바른 국어 사용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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