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의 마음에서 이기적인 욕심, 잔인성, 정욕 등을 없앨 수만 있다면 유토피아는 저절로 올 것이다. 이것이 모든 혁명 가운데 가장 깊은 혁명이 될 것이고, 이런 혁명에 견주어 보면 다른 혁명은 단순히 계급 간의 쿠데타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에 그리스도는 이런 영적인 의미에서 가장 위대한 혁명가였다.”(윌 듀런트, 「역사속의 영웅들」)

▨… 윌 듀런트는 「문명 이야기」(The Story of Civilization)로 그 이름이 알려졌지만, 그 자신은 “역사를 쓰는 철학자”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정체성을 밝힌 적이 있다. 그가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의 문명사학자, 철학자라는 인식에는 동의하면서도 일부 크리스천 독자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혁명가’로 표현한 그의 글에는 거부반응을 나타낼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듀런트는 ‘영적인 의미에서’라고 자신의 의도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 듀런트는 “인간의 목표는 선사시대나 고대에 그랬듯이 여전히 이기적이고, 유치하고, 어리석고, 모순적이며 살인적이고, 자멸적이다. 모든 것이 진보했다. 인간만 제외하고.”(「내가 왜 계속 살아야 합니까」)라고 지적하며 현대 과학문명의 방향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듀런트는 희망을 찾으려 역사를 뒤지며 씨름했다. 그 결과로 자신의 학문적 삶을 신학에서 시작하려 했던 사람답게 인류의 희망을 예수그리스도에게서 찾는 혁명가론을 전개해 자칭 그리스도인들을 부끄럽게해 주었다. 

▨… 예수를 위대한 혁명가로 긍정한다면 그리스도인의 삶은 종말론적이어야 한다. 이것은 예수의 현존이 우리에게 종말론적 삶을 요청하므로 그의 제자라면 피할 수 없는 제자됨의 조건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셨다는 것은 구원의 선포인 동시에 종말의 선포이다. 창조에서 시간이 시작되었다면 종말에서 시간은 완성된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지금, 여기에 계시는 그리스도의 현존에서 심판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종말론적 신앙이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였던가? “종교를 위해 순교하는 게 그 종교를 철저하게 실천하는 삶을 사는 것보다 쉽다”라고 꼬집어서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 운운하는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어 주었던 사람이…. 그리스도의 현존은 곧 심판이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증언한 목사들을 보면 예수 그리스도의 혁명은 새로운 피조물을 탄생시키는 혁명임을 절감하게 한다. 이쯤에서 오금이 저림을 고백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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