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가 한바탕 턱빠지게 웃는다.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이하 줄임. 나훈아, ‘테스형’) 

▨… 추석 연휴 동안 온 나라가 가수 나훈아로부터 휘몰아친 광풍에 휩쓸렸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살이와 코로나가 겹쳐 힘들었던 시기에 정말 힘이 되었고 위로가 되었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그 공연 말미에 부른 ‘테스형’은, 2500년 전의 그리스 철인 소크라테스를 ‘테스형’으로 부르는 유행가 가사의 파격을 선보이며 가창자에게서 비롯된 연륜의 무게를 송두리째 끌어안게 했다. 대중음악의 가사를 문학의 경지로 끌어올려 노벨문학상(2016년)을 수상한 밥 딜런(Bob Dylan)이 연상되기도 했다면 너무 곁길로 나간 것일까.

▨… 파격의 가사는 파격의 멘트로 이어졌다. “저는 옛날의 역사책을 보든 제가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습니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습니다.” 어떤 이가 물었다. 어떤 가수로 남고 싶으냐?고. 그가 단칼로 잘랐다. “유행가는 흘러가는 노래이고 유행가 가수는 흘러가는 거지 뭘로 남고 싶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얘기” 아니냐고. 

▨… 1966년 열 아홉 살에 가수로 데뷔해서 54년 동안 한길을 걸은 예인으로서 자신의 세계를 옹골차게 구축했음을 드러내 보여준 공연이었다. 비대면 공연이었음에도 그토록 많은 갈채가 쏟아진 이유가 어디에 있었겠는가. 나라가 주겠다는 훈장조차 거절할 수 있었던 힘은 자신의 표현 그대로 ‘영혼이 자유롭기를 갈망하는’ 예인으로서의 외길을 지키려는 의지 때문이었고 그 외길 헌신이 거둔 열매 아니었겠는가.

▨… 세상이 아무리 달라져도 목사의 길은 ‘십자가의 길’ 외길이다. 성결인 목사는 이 외길에 자신의 평생을 던진다. 자신의 삶 전부를 던진다. 소득세신고를 위해 컴퓨터 앞에 앉을 때마다 소득세조차 면제받는 자신의 소득에 한편으로는 좌절하며 또 한편으로는 한숨짓기도 하지만, 십자가의 길에의 긍지만은 날선 검처럼 살아있는 존재가 성결인 목사다. 코로나가 극성이라 하더라도 이 외길을 향한 긍지만은 지켜줘야 한다. 방역대책 수립자들께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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