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독교 가정문화 정착을 꿈꾸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다. 뉴노멀은 경제, 교육, 문화, 산업을 넘어 사회 전 영역에 영향을 미쳤다. 심지어 사회의 가장 작은 구성단위인 가정에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린이재단 초록우산은 최근 코로나 이후 아동의 삶의 변화를 연구 발표하였다. 이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아동의 평균 수면시간이 8시간 6분에서 8시간 47분으로 증가했고, 보호자와 3시간 이상 대화하는 아동의 비율도 11.2%에서 29.8%로 증가했다고 한다.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 이후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작년 대비 13.8% 증가했고, 운동 또는 신체활동 시간이 30분 미만이라고 응답한 아동의 비율은 약 25%가량 높아졌다. 

8월 말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시작되면서 교회학교 운영을 조심스럽게 재개하려고 준비 중이던 교회들은 교회학교 시작을 연장해야 했다. 사실상 코로나 이후 교회학교는 멈춰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상 예배와 온라인 성경학교 또는 수련회, 비대면 심방, SNS를 통한 접촉 등을 통해 교회학교 사역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역 성과에 대한 기대는 더 불확실해 지고 있다. 

교회학교의 사역 위축은 자연스럽게 가정의 역할 강조로 이어졌다. 최근 한 신학대학의 연구소와 교육 선교단체가 ‘가정예배운동’을 시작했는데 외부적 신앙교회 환경의 변화에 대한 발 빠른 대처라고 생각한다. 

본래 성서 속에서 발견되는 가정은 ‘은혜의 수단(means of grace)’으로 신앙전수의 중요한 통로의 역할을 해 왔다. 산업화 이후 이러한 가정의 역할이 대폭 축소된 경향이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는 가정을 다시 신앙교육의 중심으로 불러냈다.

신앙교육에 있어 가정이 가져야 하는 당위적 책임을 발견하고 실행하기 이전에 우리는 우리가 그 책임을 다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를 살펴야 한다.

해야 하니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 잘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전략 수립도 핵심은 아니다. 핵심은 ‘부모가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냄을 통해 신앙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이다.

가정을 신앙교육의 핵심 현장으로 만들고 싶다면 부모는 먼저 “나는 가족에게 즐거움을 선물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답답하고 짜증 나게 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용기를 내어 직면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기독교는 관계의 종교이고 건강한 신앙도 관계를 통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밥상머리교육의 실패 원인이 가족이 함께 식탁에 마주 앉을 시간조차 없어서였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바빴던 우리에게 코로나는 가족이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선물했다. 

우리는 이 시간을 건강한 관계 형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전략적인 것, 체계적인 것보다 그냥 쉬운 것부터 해보자. 

안전함을 유지하면서 자녀들과 함께 산책하는 시간도 만들고, 운동 또는 신체활동을 함께하는 시간도 만들고, 보드게임 같은 놀이를 통해 함께 얼굴을 마주하고 웃을 수 있는 시간도 만들어 보자.

이러한 활동들을 의식(ritual)을 대하는 마음으로 규칙적으로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가족만의 고유한 문화를 만들 수 있다.  

부모는 가정문화를 창조하는 디자이너다. 가정에서 자녀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활동을 디자인해 보자. 정해진 시간과 공간에서 가정예배와 기도시간도 만들어 보자.

자녀는 부모라는 환경과 부모가 디자인한 가정문화를 경험하며 성경적 가치와 신앙인격을 배워 갈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종식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번 사태가 새로운 기독교 가정문화 형성의 기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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