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놀토·복수 담임제 등 체계 변화 걱정 키워
적응 위해 상담·교육 필요 … 교회 차원 대안 마련도

새 학기가 시작된 지 2주가 지났다. 아침잠이 많은 아이도, 게임에 빠졌던 아이도 점점 학교 생활에 차근차근 적응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는 부모 마음은 편치 않다. 주5일 수업제가 실시됐지만 이를 대비하지 못한 부모들의 걱정이 커졌으며, 자녀가 새로운 학교와 교육체계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도 여전히 걱정이다. 새 학기 시작 후에도 부모들의 근심은 끊이지 않고 있다.

“내아이도 새학기 증후군?”

낯선 환경 때문에 불안해하는 자녀를 보는 것은 부모에게 참 힘든 일이다. 특히 어린 자녀를 학교로 처음 보내야 하는 부모들은 새 학기 아침마다 한바탕 전쟁을 치르기 일쑤다.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깨우고 준비시켜서 학교를 보내는 일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등학교 1학년 생활을 잘 보낸 의성이도 처음에는 여느 1학년 아이들처럼 학교 생활을 불안하게 시작했다. 그러나 의성이는 부모와의 대화 시간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혜영 집사(온누리교회)의 자녀 의성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했지만 한동안 학교가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다. 의성이는 학교에 등교하면서도 수시로 전화를 하며, 자신이 걱정되는 이야기를 엄마에게 상세히 이야기했고, 교실에 들어가서도 전화로 자신의 상황을 전했다. 또 “엄마 사랑해”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위로받고자 했다.

이혜영 집사는 불안해하는 자녀를 위해 매일 저녁 아이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학교에서 일어난 재밌는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들과의 관계를 물어보고 기도로 마무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렇게 3~4개월이 지나자 아이는 학교생활에 적응하며 재밌어 했다. 이혜영 집사는 “주변에도 어린 자녀의 새학기 증후군 때문에 고민이 많은 부모들이 많은데, 지속적으로 대화갖고 하나님께서 지켜주신다는 생각을 갖게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주 놀토, 집집마다 ‘비상’

초등학교 2학년 하은이네는 새 학기 첫 주말을 보내고 걱정이 커졌다. 주5일제 수업을 대비하지 못한 채 첫 주말을 맞았기 때문이다. 하은이 어머니 임은미 집사(샘물교회)는 “주5일 수업이 시행되고, 매주 아이들을 어딘가로 데리고 나가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생겼다”면서 “매주 놀토이다 보니 아이들 교육이나 놀이 환경에 더욱 신경을 써야할 것 같은데 아직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해 앞으로의 일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창 뛰어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집에만 있으라고 말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집안일을 미뤄두고 아이들과 매주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부담스러운 것이다.

맞벌이 가정의 걱정은 더욱 크다. 토요일마다 아이들만 놔두고 집을 나서야 하는 엄마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한 것이다. 임은미 집사는 “저희 교회뿐만 아니라 다른 교회들도 이러한 학부모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이면 좋을 것 같다”며 “부모의 부담도 덜어주면서 좋은 선교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달라진 제도 적응이 관건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주5일 수업보다 오히려 학원폭력에 대한 걱정 속에 새학기를 맞이했다. 학교측은 복수 담임제도, 수업과목 변동 등 새로운 교육정책을 시도하며 환경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부모들은 이러한 정책이 낯설기만 하다. 새로운 정책을 이해하는 시간도 필요하고 이에 맞춰 가정교육도 바꿔야 하는 부담이 생겼기 때문이다.

올해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이현희 집사(하남중앙교회)는 “학교 교육방식이 예전과 달라져서 낯설어 하는 아이들을 가정에서 더 많이 챙기고 신경써야 한다”면서 “아이들이 잘 적응하고 원만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 계속 기도하며 응원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 집사는 “학교에 방문하니 아이들의 복장이 불량하거나 언어습관이 나빠도 교사들이 제대로 지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인성과 품성 교육을 더 이상 학교가 담당하지 못하는 것을 느꼈다”며 “교회가 이러한 부분을 맡는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새학기를 맞이한 부모들의 부담이 더욱 커졌다. 교육환경이 바뀌자 부모들의 역할이 커진 것이다. 이러한 부모의 부담을 교회가 나눠준다면 어떨까. 주말에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아이들의 성품과 인성 교육을 담당한다면 부모와 자녀의 걱정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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