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은 ‘부활’ 준비에서 유래 … 신앙 갱신 기회 삼아야

지난 2월 22일 재의 수요일을 기점으로 사순절이 시작됐다. 궁정감리교회(이천진 목사)는 특별한 안수식으로 사순절을 시작했다. 사순절 첫날 재의 수요예배에서 재를 머리에 바르고, 안수를 하는 것으로 사순절의 시작을 알렸다. 참회와 회개를 의미하는 ‘재’를 머리와 이마에 바르고, 인간의 죄와 유한성을 심어 주고 하나님의 용서와 도우심을 구하면서 살아갈 것을 깨우치기 위함이다. 또한 사순절 달력을 제작해 성도들에게 나눠주고 사순절 절기를 삶 속에 구체적으로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다른 교회들도 사순절 절기에 들어갔지만 특별새벽기도회와 말씀 통독, 금식 등 천편일률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순절 절기를 지나치게 약식으로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십자가 등을 묵상하는 것에만 그칠 게 아니라 사순절 본래 의도처럼 자신의 신앙을 갱신하는 기회로 삼아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을 실천에 옮기는 적극적인 신앙 자세가 사순절 기간에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사실, 사순절의 유래와 정신을 더 깊이 파고들면 사순절의 진정한 의미를 만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사순절 유래
본래 사순절은 부활주일 세례를 준비하는 것에서 유래했다. 사순절이라는 말은 본래 ‘40일’(라틴어로 quadragesima)을 의미한다. 부활절 새벽 세례를 받은 사람들이 ‘회개’를 통해 세례를 준비하던 기간인 ‘40일’에서 사순절이 유래한 것이다. 세례를 받은 신자들도 이 기간동안 자신들이 받은 세례를 되돌아보고 자신을 갱신하는 계기로 삼았다. 
사순절은 부활절을 준비하는 절기로 시작됐다. 실제로 최초의 교회에서는 부활절 전 하루나 이틀을 금식하면서 부활주일을 준비했다. 점차 부활절 전 한 주간을 통째로 거룩하게 지키게 됐고 이렇게 시작된 사순절은 3주간으로 길어졌으며 325년 니케아 공의회 이후 지금처럼 6주간 40일로 최종적으로 정해졌다.
사순절은 전통적으로 각주 마다 중심 테마가 있다. 조기연 교수는 사순절 6주 동안 각 주제별 강조점을 달리하면서 관련 성경을 묵상하면서 사순절의 의미를 되새겨 볼 것을 제안했다. 우선 사순절 첫째 주는 그리스도께서 받으신 유혹을 묵상하는 주간으로 예수님이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죄와 죽음을 이기고 생명과 부활을 가져다 준 것에 강조점을 둘 것을 조언했다. 40일은 예수님이 시험받으신 40일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래서 서방교회에서는 사순절 첫째 주일 예배시간에 이 본문을 읽는다고 설명했다.
둘째 주는 죄를 물리치라는 명령에 집중할 것을 제시했고, 막 8:31~38, 눅 13:22~35, 요 3:1~17 등을 읽으며 신앙을 방해하는 유혹과 죄를 물리치면서 전적으로 하나님 순종의 길로 들어서라는 명령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사순절의 주제
사순절 셋째 주는 회개로의 요청을 묵상하는 것으로 보내고, 사순절 넷째 주는 치유와 회심을 생각할 것을 권했다. 이 주간부터 죄인의 회개에서 그리스도의 치유하시는 능력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날 때부터 소경된 사람을 고치시는 부분(요 9:1~13), 생명의 떡에 담긴 치유의 능력에 관한 말씀(요 6:25~59), 치유를 받은 후 아버지에게 돌아온 탕자이야기(눅15:11~32)를 묵상하라고 추천했다. 
사순절 다섯째 주일은 부활절을 미리 맛보는 주일로 다가올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시선을 두면서 부활의 신비를 좀 더 헌신적으로 준비하도록 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나사로의 이야기가 대표적인 본문이다.
사순절의 절정은 부활절 전 주일부터 시작하여 부활주일 전 토요일인 성주간이다. 조기연 교수는 “주님과 함께 이 관문을 통과할 때 우리의 영적인 삶이 역사상 가장 거룩한 순간을 향하여 초점을 맞추게 되고 인간 존재의 궁극적 의미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 속으로 몰입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순절 기간 동안 드리는 예배 또는 예식에서는 언제나 ‘책망가’라고 하는 순서를 갖기도 한다.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주님을 생각하며 우리의 불충(不忠)을 고백하는 내용의 기도문을 낭독하는 것이다. 사순절을 맞는 성도들은 예수님을 집중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우리를 위한 주님의 희생, 즉 그분의 수난과 죽으심과 십자가 등을 묵상하는 것이다. 또한 나의 필요를 구하는 것보다는 예수님의 가신 길을 묵상하면서 그 분께서 가신 길을 우리도 따르게 하옵소서 라고 기도하고 실천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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