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민 사역 진단
이주민선교, 생활과 신앙 돌봄 등 전도 결실 커·
‘구제 아닌 전도’ 대상으로 접근해야

대한민국=‘한민족’사회라는 공식은 이미 깨진지 오래다. 법무부 산하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은 총 126만1415(2010년 12월 말 현재)이며, 이중 결혼이민자 수는 총 14만1654명 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인 총인구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더 이상 외국인근로자와 결혼이민자,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남’이 아닌 ‘우리’ 공동체의 한 부분이 되었다는 말이다.

이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이주민전문 선교단체 이외에 일부교회에서도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선교에 힘쓰고 있고, 외국인들을 위한 다양한 언어예배나 예배 통역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국내 이주민들을 아우르기에는 걸음마 수준도 못되는 현실이다. 한국교회는 ‘땅끝까지 복음을 전한다’는 목표로 해외 오지까지 찾아가 교회를 짓는 억척스러움을 과시하는 반면에 외국에서 들어온 이주민 선교에는 큰 관심이 없다. 특히 관심을 갖는다 하더라도 ‘선교’ 보다는 ‘구제’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외국인선교 전문가들은 ‘이주민선교는 해외선교의 또 다른 모습’이라며 관심과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선교사를 해외에 파송해서 현지에서 열매를 맺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자되지만 이주민들은 한국교회가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보다 쉽고 견고한 열매를 맺을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인 외국인선교, 즉 해외선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지구촌사랑나눔 대표 김해성 목사는 “한국에 이미 와 있는 외국인노동자들은 우리가 선교사를 파송하는 이슬람, 힌두, 불교국가에서 온 사람들임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훈련시켜 모국으로 파송하는 것은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세계선교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다문화시대에 세계 선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데 관심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외국인선교회 전철한 선교사는 “현재 전국에 외국인 사역을 하는 교회와 단체가 500여 곳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 단체들은 대부분 1곳에서 100명 미만으로 사역하고 있어 현재 120만이 넘는 이주민 중 5만명도 전도하지 못한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본 교단은 바울교회(원팔연 목사), 신촌교회(이정익 목사), 수정교회(조일래 목사), 송덕교회(이준호 목사) 등에게 이주민 사역을 지원하고 있고, 전철한 선교사를 비롯해 시화외국인노동자센터 문민균 목사 등 5명의 국내선교사가 파송되어 있다. 하지만 이주민 사역에 관심갖는 이가 적어 선교사들은 대부분 재정과 인력보충 등의 어려움을 겪으며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상황에 까지 내몰리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민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왜 이주민 선교는 제자리 걸음인 걸까? 전문가들은 외국인 사역전문가가 별로 없고, 계속 물질을 쏟아붓기만 하는 사역이라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또 특정한 사람들만 하는 사역이라는 인식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철한 선교사는 “국내 외국인 사역을 통해 좋은 결과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아야 한다”면서 “외국인 사역은 시작만 하면 사람들이 모여들고, 해외복음전파를 지름길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일반 목회가 아니라 해외선교와 같이 이주민들의 특성에 맞는 사역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주민들은 근로자와 유학생(약 8만여명), 결혼이주자 등으로 나눠 각자의 필요를 채워주는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근로자들을 위해서는 통역과 상담, 임금체불 해결 등의 고용에 관한 도움이 주어질 때 신뢰를 쌓고 복음이 전해질 수 있다. 유학생들에게는 친구가 되어주고, 결혼이주민에게는 한국말과 풍습을 가르쳐주고 자녀교육을 도와주는 전략이 필요하다.

주의할 점은 이주민들을 ‘구제의 대상’으로 보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주민을 전도의 대상으로 삼느냐 아니면 구제의 대상으로 보느냐에 따라 선교전략의 중요한 차이가 생긴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는 이주민들의 국내 적응을 돕고, 인적, 물적 지원을 하는 구제가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이들의 신앙이 성숙해 질 수 있도록 하는데도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비용을 들여 먼 곳으로 가지 않아도 바로 지금, 이곳에서도 외국인들을 선교할 수 있다. 국내 이주민 선교는 해외선교의 한 부분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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