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탈진 막고, 사역 지속 위해 충전 필수
보내는 선교사들, 선교사 돌봄까지 지원해야

한국교회의 선교사 파송규모가 2만명을 넘어섰다. 본 교단 파송 선교사도 270명을 넘었을 정도로 선교사 파송을 통한 해외선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점차 ‘보내는 선교사’의 역할에 동참하는 교회와 성도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해외선교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데 비해 선교사에 대한 돌봄과 재충전은 여전히 소흘한 부분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선교사들은 고국을 떠나 낯선 사역지에서 다른 언어를 배우고 다른 문화를 배우며 차근차근 사역을 시작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초기의 뜨거웠던 열정은 점차 사그러들고 인간관계, 재정, 건강, 자녀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탈진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로 인해 10년 안에 선교사역을 마치는 선교사들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 세텀(15년) 이상 사역하며 시니어선교사가 되었어도 어려움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오래 일한만큼 더 깊은 상처를 받았지만 벌여놓은 사업 때문에, 줄어드는 후원금 때문에 재충전은 사치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보내는 선교’에 치중해온 한국교회는 이 때문에 선교사에 대한 돌봄으로 눈 돌릴 때라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다.

성경번역선교회 상담팀장 이현숙 선교사는 “한국교회는 그 동안 선교사를 케어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선교사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털어놓지 못해 왔다”면서 “앞으로 한국교회가 이들을 돕기 위해서는 발상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효과적인 해외선교사역을 위해서는 재정적 필요도 중요하지만 현지에서 다른 선교사와의 갈등, 현지인과의 갈등 등을 통해 갖는 스트레스와 무력감을 해소하는 것도 필요하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목회자는 안식년을 갖기 힘든데 왜 선교사는 5년에 한번씩 1년 동안이나 안식년을 가져야 하느냐며 반문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뉴질랜드 타문화권 선교사훈련원장 송재흥 선교사는 “선교사 훈련 등 오랜 준비 끝에 선교지에 파송되어도 한텀(5년), 두텀만에 사역을 내려놓는 선교사들이 많은데 이후 다른 선교사가 바통을 잇는다 해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과 같다”면서 “훈련받은 선교사를 잘 케어해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새 선교사들을 많이 파송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선교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선교사 재충전은 어떻게 해야 할까. 장신대 세계선교대학원 김영동 교수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시행해야 제대로 쉼과 충전을 누릴 수 있다며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했다.

우선 안식년을 통한 재충전은 무엇보다 먼저 육체적, 정신적, 사회 문화적, 영적 회복을 도모해야 한다.

김영동 교수는 “특히 고갈된 영적 능력을 재충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본국에 돌아와 좋은 기후, 풍성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 풍경의 변화로 쌓인 향수를 풀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적인 상담 혹은 영성 훈련과정에 들어가서 일정기간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침묵과 관상과 영성훈련에만 전념하는 것을 추천했으며, 내적 치유를 위한 세미나, 가정생활 세미나가 아주 유익하다고 제안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내는 선교사들의 ‘선교사 재충전’에 대한 인식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파송교회에서는 보통 선교사가 현지에서 교회를 개척하거나 예배당 및 선교센터를 건축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를 위해 재정도 아낌없이 쏟아붓는다. 하지만 선교사의 재충전에는 큰 관심이 없다.

오직 선교사는 헌신의 개체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큰 것이다. 선교사가 계속 사역할 수 있도록 하는데는 충분한 돌봄과 쉼, 재충전이 필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송재흥 선교사는 “익숙한 환경과 편안한 문화, 부모형제와 친구들과 멀어져 외딴 섬에서 홀로 사역하는 타문화권 선교사가 당하는 어려움과 스트레스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개 교회 뿐만 아니라 교단적으로 선교사들이 다시 회복하고 활력을 찾아 사역에 매진할 수 있도록 선교사 재충전을 통한 돌봄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낯선 문화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오직 복음을 전하기 위해 애쓰는 선교사들의 사역이 지속되려면 그만큼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이제 보내는 역할을 넘어 파송된 선교사들의 영적, 건강적, 심적 상태까지 관심갖는 수준높은 섬김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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