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열 교수, “한글성서 보급, 한국사회 변화 촉진”

 

 

1911년 최초의 한글 ‘셩경젼셔’가 출간됐다. 한국교회는 이 성경을 중심으로 크게 부흥 발전할 수 있었고 성경의 보급은 성도 개인의 신앙성숙과 교회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한국사회와 문화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대한성서공회(이사장 김순권 목사)는 지난 4월 4일 서울 연동교회에서 한글성경 완역 및 출간 100주년 기념학술대회를 마련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글성경이 지난 100년 동안 한국교회와 사회, 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고찰하고 다음세대에 성경이 어떻게 신앙뿐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모색했다.

‘한글성경 완역 출판과 한국사회’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전 국사편찬위원장 이만열 교수(숙명여대 명예교수)는 한글성경의 보급으로 한국사회 안에 자주독립사상, 민족정신, 만민평등사상, 민주화 사상 등이 싹터 일제시대 항일운동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됐으며 또한 한국의 근대화를 앞당겼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1919년 대한민국 건국에 참여해 임시정부에 관여한 자들이나 무장투쟁 혹은 의열운동에 참여한 많은 기독교인들은 성경과 기독교신앙을 떠나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문학 교수였던 최준이 ‘성경이 나타남으로 한국의 대중들은 비로소 자아를 다시 찾게 됐고 사대주의를 버리고 자립상을 갖게 됐다’고 하는 지적은 그가 한국기독교와 기독교계 신문이 민주주의 사상을 폈고 자주 독립사상을 앙양했다는 지적과 함께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성서 중심의 신앙생활’을 발표한 이덕주 교수(감신대)는 한글성경이 한글을 지키고 널리 보급하는 촉진제가 되었으며 복음의 토착화를 이루는 데 크게 기여했음을 강조했다. 누구든 기독교복음을 배우고 깨우치기 위해 성서를 읽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한글을 알아야 했기에 한국교회 초기 신입교인들을 위한 한글교실이 개설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덕주 교수는 한국교인들의 소문난 성서사랑과 말씀의 실천은 선교사들에게 감동과 부러움을, 불신자들에게는 개종의 동기를 부여해 자연스럽게 부흥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한국어의 발달과 성서의 영향’을 발표한 민현식 교수(서울대 국어교육과)는 배우고 쓰기 쉬운 한글 덕분에 기독교 전파가 쉬웠고 무식층이 유식층이 됐으며 거꾸로 기독교는 한글에 대한 존중심을 일으키고 한글을 지키는 마음을 길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의 국제화, 다문화, 정보화 시대 속에서 읽기의 종말이 우려되는 가운데 성경이 미래청소년 세대에게 보다 쉽게 읽히도록 어휘력을 강화하고 한국어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새로운 번역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심포지엄 전에는 한글성경 10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으며 사이먼 반스 미국성서공회 부총무, 마이클 페로 세계성서공회연합회 총무, 마코토 와타베 일본성서공회 총무, 한글학회 오동춘 이사 등이 참석해 축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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