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강사진·실용적 내용에 인파 몰려 ‘인기 강좌’로
인문학 ‘열공’ 진풍경 연출 … 대학 홍보 역할도 톡톡

▲ 서울신대 인문학 강좌가 일반인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강연.

서울신학대학교(총장 유석성 박사) 개교 100주년 기념 제2기 인문학 강좌가 일반 주민들에게까지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작년에 이어 매주 금요일 열리는 인문학 강좌에는 학생과 교수 뿐만 아니라 외부인들이 몰려와 성결인의 집 대성전과 1층 존 토마스 홀까지 가득채우고 자리가 없어 바닥이나 뒷자리에 서서 강연을 들어야 할 정도다. 인문학 강좌의 인기비결은 좀처럼 접하기 힘든 유명 강사진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령 박사, 정운찬 전 국무총리, 한승헌 전 감사원장,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 이규용 전 환경부 장관 등 국내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그야말로 최고의 강사진이라는 평가다. ‘지성에서 영성으로’란 책으로도 유명한 이어령 박사가 강연한 지난 3월 11일에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참석이 많았고, 지난 25일 전 총리인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강연할 때는 일반 언론사의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여기에 2기 인문학 강좌의 주제가 문학과 역사, 철학 등 단순한 학문적인 틀에서 벗어나 경제와 환경, 인권, 외교 등 실용적 부분으로 확대되면서 더 많은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문학 강좌에 대한 대학 측의 적극적인 홍보도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학교 당국은 조선과 동아, 중앙일보 등 일간지에 인문학 강좌를 광고하는 등 홍보에 힘썼다. 실제로 광고를 보고 대학을 찾는 사람들이 많고, 1기때부터 참석하는 고정 팬도 생겨났다.

광명시에 살고 있는 김진옥(58·여)씨는 “교회에 나가진 않지만 인문학 강좌를 한다는 광고를 보고 건전한 상식을 쌓기 위해 참석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해부터 매번 참석하고 있는 김영주 씨(고양시 화정동, 80세)는 “젊은이들과 함께 공부한다는 기분으로 매번 강좌에 참석하고 있다”며 “신학생들에게는 유익한 내용이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인문학 강좌가 대학을 세상에 알리고, 학생들에게 쉽게 접할 수 없는 학문적 지식을 충전해주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일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금요 채플의 비중이 줄어드는 등 영성훈련에 대한 집중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 측은 이런 지적에 대해 인문학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영성과 지성, 덕성의 조화로운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석성 총장은 “학문의 기초를 쌓는 일뿐만 아니라 금식기도 영성교육도 소홀하지 않고 있으며, 성경통독, 전도 등에 대한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대학에 입학해서 대학의 문을 나갈 때까지 학생들의 영적 상황을 점검하고 거기에 맞는 영성을 채우는 ‘토탈 영성 훈련’ 계획’도 밝혔다.

한편, 정운찬 전 총리는 지난 25일 강연에서 한국의 발전 요인과 성장 동력, 21세기 한국사회의 방향을 제시했으며 앞서 이규용 전 환경부 장관(한우리교회 장로)는 “지구 환경에 대한 몰이해와 끊임 없는 물질적인 풍요로 지구환경의 위기가 인류 문명 자체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며 “모든 살아 있는 것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등 경건과 절제의 기독인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오는 6월 3일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강좌에는 백종현(서울대) 박정하(성균관대) 오석원 교수(성균관대),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한승헌 전 감사원장이 강사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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