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사역’ 새로운 시각서 조명
‘압제’와 ‘부르짖음’ 주목해 그리스도인들에게 경종

랍 벨은 ‘네 이웃의 탄식에 귀를 기울이라’(포이에마)에서 출애굽기에서 시작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요한계시록에 이르기까지의 성서 속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한다. ‘모든 것은 울부짖음에서 시작’되며 ‘누군가가 그것을 듣는데서 새로운 하나님의 역사는 시작’하였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초강대국 이스라엘의 압제 속에서 이스라엘의 울부짖음을 들으신 하나님은 그들을 끌어내 시내산에서 언약을 맺었고 하나님의 복으로 부강해진 이스라엘은 ‘제국’을 세웠으나 ‘압제 받던 자’에서 ‘압제자’가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졌다. 다시 바빌론의 압제로부터 울부짖는 이스라엘의 외침에 하나님은 두 번째 이들을 구원하는 역사를 일으키시는데 ‘제2 출애굽’은 첫 번째 출애굽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 요지다.

저자는 ‘압제’와 ‘제국’, ‘부르짖음’ 등의 어휘에 주목하면서 성서 속 이야기를 조망한다. 하나님이 시내 산에서 이스라엘과 맺으신 그 언약을 따라 제사장 나라와 거룩한 민족이 되었던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새 출애굽에 의한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에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보여주는 제사장 나라와 거룩한 민족이 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교회를 둘러싼 추문이 입에 오르내리고 하나님의 복을 받은 그리스도인은 ‘압제자’가 되고 교회는 ‘제국’이 되어 손에 부와 권력을 쥐고 휘두르고 있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저자는 성서의 이야기를 재해석하지만 결과적으로 세상을 닮아 가는 교회, 세상의 조롱꺼리로 전락한 기독교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이웃의 탄식 소리에 무심한’ 그리스도인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문설주에 묻은 피’와 ‘살이 찢기고 피가 쏟아지며’라는 장에서 강조하듯 저자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따르는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라’는 말씀처럼 자신의 살과 피를 성찬으로 내어놓는 삶, 다시 말해 이 시대에 울부짖는 자를 향해 귀를 기울이며 공평과 정의를 행하는 자가 되어 행하라는 것이다.

도발적인 그의 해석과 제안 앞에 우리 교회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진실한 믿음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진정성과 간결하고 명료한 그의 글은 격정적이란 점에서 사실 위험하다. 그럼에도 ‘위기에 처한 오늘의 교회’를 살릴 수 있는 의미있는 해답임은 분명하다. 한국교회가 그의 외침에 무슨 답을 할 수 있을까? <랍 벨·던 골든/포이에마/292쪽/1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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