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선교보다 현지교회 협력방안 모색해야
이슬람 세력 정치화 우려 … 신중한 접근 필요

이슬람의 중심지 중동지역에 민주화 바람이 거세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으로 독재정권이 무너지자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 예멘, 알제리, 사우디아라비아, 팔레스타인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고 있고, 그 영향은 중국에까지 미치고 있다.

중동지역의 반정부 시위는 수십년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것 뿐만 아니라 기독교인들이 무슬림들과 함께 시위하고, 여성들도 동참하는 등 이전에 보지 못했던 중동지역의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이슬람권 선교활동을 벌여온 한국교회는 이 현상을 주목하고 있다. 아무리 심어도 결실이 미미한 중동지역 선교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지난해까지 전세계 169개 국가에 2만2014명의 선교사를 파송(한국세계선교협의회 총람)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중 이슬람권인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는 총 24개 국가 1238명이 파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선교사 중 이슬람권이 6.7%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2009년도와 대비해 3% 증가한 수치로 이슬람권 선교가 조금씩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단별로는 예장 합동측이 중동 24가정, 서북부 아프리카에 33가정을 파송해 가장 활발한 중동선교를 펼치고 있으며, 예장 통합이 12가정, 기감이 8가정과 독신선교사 6명 등을 파송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교단은 이집트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다. 협력선교사 1가정을 포함해 총 4가정의 선교사가 파송되어 있으며 위험한 이집트 상황속에서도 선교를 이어가기 위해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동지역의 민주화 흐름은 선교의 호기가 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선교전문가들은 현재의 혼란이 잦아들고 나면 중동선교활동이 보다 자유로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훈태 교수(백석대 언론선교학)는 “중동에서 민주화가 출발한다면 선교의 자유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중동지역이 종교사회에서 시민사회로 전환된다면 타종교에 대한 자유가 허락되어 선교에 청신호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동선교회 총무 김도흔 선교사도 “중동의 민주화 바람은 선교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하나님께서 중동지역에 영적 대추수의 작업을 시작하셨다”면서 “추수하는 일꾼을 찾으시는 이 때에 한국교회가 부름받아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뿌리깊은 이슬람 문화권인 만큼 이들의 문화를 충분히 수용하는 노력이 먼저 필요하다. 민주화 바람이 불고있다고 해도 안정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교회개척 등 공격적 선교는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집트의 콥트교회와 같은 현지교회와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상처받은 이들의 따뜻한 이웃이 되어주어야 한다는 것이 선교전문가들의 견해다.

또한 주지할 사실은 독재정권 붕괴로 인한 자유는 제재받던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게도 주어지게 된다는 점이다.

현재 이집트의 경우 이슬람근본주의자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이 무바라크 정권붕괴를 계기로 정치세력화하고 있고, 바레인에서도 무슬림이 주축이 되어 시위를 주도하는 등 무슬림들이 신진정치세력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현지 선교사들은 민주화바람이 자칫 선교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신중한 선교접근이 요청되고 있다.

척박한 복음의 불모지인 중동지역이 격동하고 있는 지금 복음의 불씨가 널리 퍼져나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도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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