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다피의 42년 독재가 ‘마지막 순간’으로 치닫고 있는 리비아에서는 수천 명이 숨졌을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수도 트리폴리를 사수하려는 카다피측의 격렬한 저항은 튀니지의 벤 알리 축출과 이집트의 무바라크 퇴진으로 고무된 반정부 시위대와의 처참한 유혈충돌을 예상케 한다.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는 시위대들은 이슬람 특유의 순교정신으로 무장하고 있다.

▨… 이슬람 국가들은 대부분 서구(유럽)에 의한 식민지 체험을 가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독립하였지만 경제적으로는 서구와 미국의 자본주의에 여전히 종속되어 있다. 그 종속의 사슬을 끊으려고 석유 무기화를 선언하였지만 그것은 비산유국 이슬람들의 질시와 분열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았다. 그 여파로 서구 자본주의 종속을 끊기 위한 보다 과감한 시도로 ‘이슬람 근본주의’가 국가의 이념으로 등장하였다.

▨… 서구의 관점(그것은 결코 기독교적이지 않다)에서 보면 이슬람 근본주의는 서구적 민주주의를 존경하지도, 추구하려고도 않는다. 몽매한 민중을 종교적 계율로 억압하며, 서구에 대한 반감을 조장하므로 국가의 존립 이유를 강화하려고 한다. 이슬람의 이데올로기는 자국 내 정치나 국제관계에서 호전적인 대결방법과 같은 샤리아(율법)의 강화방식으로만 표출된다.

▨… 헌팅턴(S.P.Huntington·문명의 충돌)은 “이슬람교가 이슬람교로 남고 서구가 서구로 남는 한 두 위대한 문명과 삶의 방식 사이에 존재하는 근본적인 갈등은 마치 지난 14세기 동안 그렇게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해서 양자 간의 관계를 규정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 충돌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였다. 서구는 이슬람의 독재가 무너지는 것은 박수치면서도 이슬람 근본주의가 득세하는 것만은 한사코 막고 싶은 것이다.

▨… ‘수쿠크 법’이 이슬람이 이 땅에 심으려는 ‘트로이의 목마’인가에 대해서는 정부의 명쾌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조용기 목사의 행태와 해명서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을 혼란에 빠트렸을 뿐이다. 이슬람의 근본주의화를 비난하기 전에 서구의 식민통치와 수탈이 회개되어야 한다면 우리는 이슬람에 대한 또 다른 근본주의적 대결의식 고취에 맹목적으로 가담하지는 않는지 자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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