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화 작품 20여편 교회 현관 등에 전시
새 신자 사진 장식, 핸드폰 줄 선물로도 섬겨

프레스 플라워(압화, 꽃 누르미)는 길가의 이름 모를 작은 꽃, 작은 풀잎 등을 그 모습 그대로 액자나 작은 소품 등에 담아 우리 생활 속에서 마주보며 함께 호흡하고 즐길 수 있는 꽃 공예이다. 옛 학창시절 아름다운 나뭇잎을 책갈피에 넣어두어 말리기도 하고, 이성 친구에게 편지나 엽서 등에 붙여 보내던 추억이 예술로 발전한 것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꽃과 잎의 모양과 색을 오래 간직 하며 인간의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일에 힘쓰고 있는 홍명자 권사(순천교회). 그는 야생화와 풀, 잎 등을 사용하여 아름다운 풍경과 정물압화 작품을 만들어 교회 현관과 복도 등에 전시, 교회를 아름답게 만들며 성도들에게는 목가적인 편안한 교회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홍 권사는 꽃꽂이를 배워 교회 봉사를 하던 1998년 한 대학의 평생교육원에서 압화를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꽃에 대한 유별난 관심에서 시작해 꽃의 생명을 보존하는 압화를 배우고 익혔고 하나둘씩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서툴고 힘도 들었지만 좋은 작품을 만들고 이를 목회자 들에게 선물하면서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야생화 재료를 구하기 위해 매주 압화를 함께하는 지인들과 함께 산 나들이를 나가 작품 구상을 하기도 했다.
“등산하듯이 친구들과 함께 산으로, 들로 나가 꽃과 이름 없는 들풀을 채집했어요. 어떤 때는 길가에 있는 아름다운 꽃을 따기가 미안하더군요. 다른 사람들도 지나가면서 보고 즐겨야 하는데 내가 따 가면 안 될 것 같았지요.”
압화를 좋아했지만 한 때는 말리는 과정의 어려움과 약품 냄새가 싫어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여러 번 했다. 꽃을 따서 말려야 하므로 자주 뒤집어 주게 되는데 재료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잘 말리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재료를 획득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습기가 미치지 못하게 보관하는 것 또한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홍 권사는 압화의 매력에 빠져 인근 구례군까지 가서 전문가 과정을 이수, 이제는 압화를 가르칠 수 있는 자격도 획득한 상황이다.
홍명자 권사는 꽃꽂이를 했기 때문에 정물과 풍경 등에 특히 관심이 많아 작품 대부분이 꽃과 정물, 풍경을 형상화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야생화를 찾아 나서는 길이 작품을 구상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홍 권사는 자신만의 취미활동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이 배운 압화를 교회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홍 권사는 순천교회의 새 성전을 아름답게 장식하기 위해 그의 작품 20여점을 교회에 전시하였다. 홍 권사는 새로 개척되고 건축한 교회에 성도들 뿐 아니라 새로운 사람들이 ‘편하게 오고 싶은 교회’를 만들고자 압화 전시에 대해 담임목사와 상의했고, 동의를 얻어 교회 현관과 복도 등에 작품을 전시하게 된 것이다. 홍 권사는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고 겸손해 하지만 순천교회 최성주 목사에 따르면 주변 사람들이 “때론 사진으로 착각하기도 한다”고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교회를 향한 이러한 열심은 전도와 새 신자 인도를 위한 노력으로 이어져 홍 권사는 압화를 이용한 핸드폰 줄을 만들어 교회 전도용으로 새 신자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벽면 한 쪽에 있는 전도게시판 사진을 압화로 장식, 새 신자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고 있는 것. 개척교회를 위해 압화 작품을 선물한 적도 있다는 홍 권사는 “앞으로도 교회에 도움 되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노력할 생각”이라는 말했다.
“사실 구상이 되고 재료만 준비된다면 작은 작품은 하루 정도 걸려 작업하면 완성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구상한 작품에 맞는 재료를 찾고, 준비하는 것이 힘들고 나이가 들면서 눈도 조금씩 나빠져 매월 한두 작품 만들기도 힘들다”고 홍 권사는 말한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소형 사진기를 가방에 가지고 다니면서 좋은 그림, 좋은 풍경이 있으면 찍기도 하고, 서울에 가면 인사동 전시장에 들르는 등 열심이다. 큰 호텔 로비에 가면 공간장식과 전시된 미술품 등을 유심히 살피기도 한다. 이러한 모든 노력이 좋은 작품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남편이 교육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해 가끔 야생화를 찾아 함께 나들이도 한다는 홍 권사는 앞으로 “가능하다면 작은 갤러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라는 소망을 밝혔다. 또한 교회를 위하여 도움되는 활동도 계속할 생각이다. 홍 권사는 관심을 취미로, 취미를 작품 활동으로, 그리고 그 활동을 교회를 위해 펼치고 있다. 그의 모습에서 신앙인의 참 모습이 엿보인다.
서두르기 보다는 천천히 구상하고 준비하고 만들어가는 압화처럼 우리들도 그렇게 만들어져 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