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베르 카뮈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들 생애의 저녁에 이르면, 우리는 얼마나 이웃을 사랑했느냐를 놓고 심판받을 것이다.” 이웃을 기쁘게 해줄 때 내 자신이 기뻐지고, 이웃을 괴롭게 하면 내 자신도 괴로워진다. 이웃에 대해서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그 이웃을 행복하게 할 뿐 아니라 내 자신의 내적인 평화도 함께 가져올 수 있다. 감정은 소유되지만 사랑은 우러난다. 감정은 인간 안에 깃들지만 인간은 사랑 안에서 자란다.

▨… 앞의 글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가. 카뮈의 ‘이방인’을 비롯한 작품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언듯 서양의 어느 작가나 명상가의 이름을 머리에 그릴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는 사람들은 미소짓겠지만 이 글은 지난 해에 입적한 법정이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에서 남긴 글이다.

▨… 사랑이란 말에 언제나 게거품을 무는 이들을 향하여, 법정은 우리 교단의 어느 목사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가장 마음에 담고 있는 성경 말씀은 요한일서 3장18절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고 한다.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동정과 이해심을 지니는 것, 자연스럽게 이웃을 돕는 일, 낯선 사람에게도 너그러운 것, 따뜻한 미소를 보내는 일, 부드럽고 정다운 말씨를 쓰는 일 등등. 바로 이런 것들이 사랑이며 친절이 아니겠는가. 다시 말하면, 이웃으로서 그 도리를 다하는 이것이 사랑이며 친절이다.” 이것도 법정의 글이다.

▨… 천안함 폭침 이후 연이어 연평도 포격사건이 터지자 그 이전까지는 북한을 감싸주려했던 사람들도 하나같이 이제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북한 땅에서 몇백만명이 굶어 죽든말든 탈북자의 수가 어느 정도로 증가하든 말든,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관심은 커녕 적대감으로 치를 떨며 분노를 삼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 우리가 치를 떨고 외면하는 동안 북녘 사람들은, 아이들은 굶주림으로 죽고 헐벗어서 죽는다. 삼대 세습의 북한 정권에 본때를 보여주려는 의지는 적대감으로 치를 떠는 이들에게는 박수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북녘 땅은 아무리 이가 갈려도 보듬어 안아야 할 동족의 땅이다. 행함과 진실함으로 사랑해야 할 땅이다. 선교는 사랑이 그 시발점임을 지방회 결의로 증거할 수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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