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종교 간의 갈등과 대립이 심화,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번 갈등과 대립의 심화는 주로 기독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슬람 극단세력의 테러로서, 그 여파가 중동과 아프리카는 물론 유럽 등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란 점에서 우려된다.

지난해 10월 바그다드에서 무장괴한들이 가톨릭교회에 난입, 신도 120명을 억류한 인질극이 벌어져 68명이 숨지는 참극이 발생된데 이어 올해 3일 무장괴한들이 한 민가에 침입해 기독교 신자인 여성을 살해하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초 이슬람교와 기독교간 대규모 유혈충돌 사태가 발생했던 나이지리아에선 지난달 24일 교회 대상 연쇄 테러가 발생해 10여명이 숨지고 보복 폭력사태로 80여명이 숨지기도 했다.

이집트에서는 새해 첫날 발생한 콥트 기독교 교회에 대한 차량 폭탄 테러로 21명이 사망하였으며 이후 콥트 기독교 신자들의 격렬한 항의 시위 등으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소속인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으로 적지 않은 사람이 사망하고 다치는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종교 간의 대립과 갈등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그 정도도 더욱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가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침공과 이라크 점령 등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을 하고 있다. ‘기독교 국가’로 상징되는 미국과 연합국, 피해자인 ‘이슬람 국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의 상징이 중동 국가와 무슬림 사회에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종교지도자들이 대화하고 종교간 화해에 힘써야 할 것이다. 극단세력의 잘못된 시각에 희생되는 종교인이 없도록 지도하고 민간인에 대한 테러행위들을 자제시키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상호 존중하는 다종교 사회 속 종교간의 평화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교황 베테딕토 16세가 종교간 화합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종교지도자회의를 개최하고 많은 종교 지도자들의 화해와 평화를 강조하고 나서고 있어 다행이다. 이러한 종교간의 화해와 협력에 기독교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선도한다면 전 세계 평화 실현에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다른 양상이지만 우리나라도 종교 간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다. 외국과 달리 한국의 종교 갈등은 불교와 기독교계의 갈등으로 한국사회 비쳐진다. 지난해 한국교회의 봉은사 땅밟기 기도, 지난해 말 벌어진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의 조계사 경내 난입 등이 표면적 사건이다. 특히 4대강 등 정치사회적 이슈를 바탕으로 각 종단 내 보수와 진보의 갈등과 함께 주류 종교 간의 갈등으로 심화되고 있다.

특히 불교계는 이러한 종교 갈등의 시작을 ‘장로대통령 취임’과 맞물려 정부의 기독교 편향 정책이 심화된 때문이라 지적하고 있다. 불교계의 지적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니지만 기독교계는 오해받지 않도록 보다 자중할 필요가 있음은 기억해야 한다. 지도자들부터 종교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자제하고 평소 종교간 대화를 활성화하여 갈등의 싹을 미연에 방지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기독교계는 지난해 말 조계종이 종교간 화해의 상징적 표현으로 조계사 경내에 성탄트리를 세운 모습을 기독교는 유심히 봐야 한다. 불교계의 적극적인 자세는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기독교계가 종교간의 대화와 화해에 힘쓰는 진실한 노력과 함께 국민의 지지를 받는 가시적 조치 또한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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