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하나님 은총이! eu;logi;a(율로기아)

지난 2010년은 올해는 유독 말이 많았던 한 해였던 것 같다. 좋은 말, 축복의 말보다는 부정적이고 나쁜 말들이 많았던 것이다. 말이란 좋은 말이 있고, 나쁜 말이 있으며, 꼭 해야 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는데 새해 신묘년(辛卯年)에는 좋은 말이 많았으면 좋겠다.

고대 헬라세계에도 말과 관계된 용어들이 많이 있었다. 그 중에 축복, 찬양으로 번역되는 율로기아(eu;logi;a)가 있다. 신약성서에 16번 등장하는 율로기아의 어원은 “좋은”이라는 뜻의 “eu;”와 “말”, “말하다”라는 의미인 “logi;a”의 합성어이다. 원래 이 용어는 율로게오(eulogeo) 즉 “축복하다”, “칭찬하다”라는 동사에서 기원한 것으로서, 좋은 말, 축복하는 말, 고상한 말, 칭찬, 찬사, 축도(benedic tion, bene=well+dicere=speak, 축복의 기도)라는 뜻이다.

여기서 로기아(logia)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요한복음의 로고스(logos)개념과도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고대철학에서 헤라클레이토스라는 철학자에 의해서 사용되었던 로고스는 말, 논리, 이성, 법칙, 이치 등의 의미를 품고 있는 중요한 말이다. 여기에서 파생된 용어가, 로기스모스(logismos) 즉 “생각”이다. 그래서 eu;와 logi;a가 합성이 되면 “일리가 있는”이라는 뜻이 된다. 좋은 말은 일리가 있게 마련이라는 뜻이겠다.

퍽퍽하고 힘들었던 한 해. 그리스도교와 타종교 특히 불교와의 관계가 안 좋았던 한 해, 온갖 성폭력 문제로 서로 비방, 저주, 악담이 오갔던 한 해, 북한을 또 다시 적으로 간주하고 비방과 욕을 할 수밖에 없었던 참담한 한 해였다.

내년에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온 세계에 좋은 말, 복된 말이 넘치는 한 해이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생각’(eu+logismos, 율로기스모스)을 많이 해야겠다. 나쁜 생각, 부정적인 생각, 비관적인 생각, 편협된 생각, 포기하는 생각, 절망하는 생각이 아니라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말이 나오지 않겠는가. 그러면 이 세상은 울로기아(ou=아니다, 없다+logia=말)가 아니라 율로기아의 세계가 될 것이다.

또한 새해에는 율로고스(eu+logos) 즉 일리(一理)가 있는 말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모든 사람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아, 그 말은 참 타당한 이치가 있구나!”하는 생각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많은 불신의 벽을 쌓고 있다. 교회가 교회로서의 명분과 타당성이 없는 말과 행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호소력과 설득력을 잃어가는 공동체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교회 역시 좋은 말을 듣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좋은 말을 듣지 못하는 교회가 아무리 설교를 통해서 좋은 말(eu;logi;a)을 많이 한다고 한들 입발림하는 소리로 들을 것이 뻔하다.

옛말에 ‘세 살 먹은 아이말도 귀담아 들으라’고 했다. 어린이가 하는 말일지라도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세상의 말에 귀를 기울여 그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교회는 좋은 말, 칭찬, 찬사의 말로서 백성의 마을 즉 온 마을, 온 동네(一里)를 행복하게 하는 참 목적을 갖고 있다.

말은 늘 사람을 분리시키기도 하고, 화해시키기도 한다. 기분을 좋게 하기도 하고, 나쁘게 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새해에는 한국교회가 좋은 말, 칭찬하는 말, 찬사의 말, 축복의 말을 많이 하는 동시에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성직자의 축도(eu;logi;a)는 하나님을 대신해서 성도들에게 좋은 말, 축복의 말을 해줌으로써 그들이 그말을 안고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 하나님의 은총으로 살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며, 한 국가 지도자의 좋은 말(eu;logi;a)은 모든 백성들이 신바람 나게 살도록 해주는 것이어야만 한다. 그것을 유토피아라고만 볼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이번 연말연시에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그것을 위해서 기도하면 어떨까? 새해에는 여러분 모두에게 하나님의 가호(eu;logi;a)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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