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일을 이루어내기 위해서 투자되는 모든 것 즉, 자산, 육체적 정신적 노력, 시간 등 이미 투입되었으나 되돌려 받을 수 없는 것의 총체를 일러 ‘매몰비용’이라고 말한다. 흔히 이 매몰비용에 집착하는 사업가들은 미래를 바라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돌아보며 투자하는 어리석음의 늪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어 버린다. 본전에 연연하다 가산을 탕진하는 도박꾼의 생리도 마찬가지다.

▨… ‘한자로’라는 이름난 명견이 있었다. 명견이 ‘동곽준’이라는 저들 토끼의 세계에서는 발 빠르기로 소문난 녀석을 뒤쫓게 되었다. 명견과 발 빠른 토끼는 명예를 지키고자 죽어라고 달렸다. 그들은 수십 리에 이르는 산기슭을 세 바퀴나 돌았다. 너무도 가파른 산꼭대기도 다섯 번이나 오르내렸다. 마침내 쓰러진 토끼가 숨을 헐떡이다 죽었고 명견도 혀를 빼물고는 죽었다. 이 일을 후대의 사람들이 ‘견토지쟁’이라 불러 쓸데없는 다툼의 본보기를 삼았다.

▨… 조선왕조 후기에 이덕무(1741~1793)란 사람이 있었다. 당대로서는 가장 박학한 선비 중 하나였다. 그가 제 잘난체하는 이들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경박하고 조급한 사람은 스스로 총명하고 민첩하다고 여겨 자부하고 느리고 둔한 사람은 중후하다고 여겨 든든해한다. 진짜로 총명하고 정말 민첩하며, 참으로 중후한 것은 절로 일정한 격조가 있는 줄을 모른다.”(한글역·정민)

▨… 베트남전, 이라크 사태, 아프간 전쟁은 매몰비용에 연연하다 더 많은 것을 투자해야 했던 견토지쟁의 전형이었다. 소속 지방회를 옮기는 논란, 지방회를 나누는 다툼, 하극상이냐 아니냐로 세속법정을 드나드는 모습은 아무리 변명해도 매몰비용에 연연하는 견토지쟁에서 오십보 백보다. 그 사실도 안타깝지만, 그 일이 성결교회를 이끄는 중심세력 안에서 빚어지는 일이라 봉황의 뜻을 모르는 참새들은 가랑이 찢어질까 두렵기만 하다.

▨… “예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줄 생각나거든….” 이 말씀을 끝까지 밝혀야 하는가? 교단의 지도자인 분들이 마태복음의 말씀을 쇠귀에 경 읽듯 하셔서야 참새들 앞에 면이 서겠는가.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매몰비용에 연연하지 말고 하나님 나라를 위한 새 출발이 이뤄지기를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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