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화장실 청소로 헌신의 봉사
직접 농사지어 결명차 대접 … 성가대·전도부 봉사도 한결같아

가장 낮은 자리에서 남모르게 교회를 섬겨온 헌신의 봉사자 최병숙 명예권사(신촌교회·사진). 그녀는 신촌교회 화장실이 재래식이었던 25년여 전부터 화장실 청소를 도맡아 하루도 빠짐없이 봉사해온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다.

▲ 25년 넘게 신촌교회 화장실 청소를 도맡아하며 헌신의 봉사를 펼쳐온 최병숙 명예권사
올해 72세인 최 권사는 자그마한 체구에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지만 젊은이 못지않는 정열을 갖고 아직도 교회 곳곳을 누비며 한결같은 봉사를 펼치고 있다.

“화장실 청소는 남들은 더럽고 하기 싫은 일일 줄 몰라도 나는 아니에요. 나 같은 사람을 하나님께서 구원해 주셨는데 더럽긴 뭐가. 은혜받으면 화장실 냄새도 않나. 그럼~”

최 권사는 첫 신앙의 감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이것이 바로 봉사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최 권사는 젊은시절 신촌교회 가까이에 살며 하숙집을 운영했는데 깔끔하고 성실한 성품이 살림에서 그대로 묻어나 하숙생은 언제나 만원일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일도 잘하고 서글서글한 성격이었지만 당시 최 권사는 혼자 교회에 나가는 큰 아들의 성경책을 빼앗아 버리기를 수차례 할 정도로 강경한 불교신자였다. 그러나 변화는 순식간에 찾아왔다.
“하나님이 정말 나를 위해 예비하신대로 어느 날 우연히 설교를 듣게 됐는데 이것이 진리의 말씀임을 바로 깨닫게 되었다”고. 그때부터 최 권사의 뜨거운 신앙생활이 시작됐다.

그녀는 매일 밤낮 교회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남편이 지옥에 갈까 두려워 매일 밤 10시에 교회에 와서 남편과 가족들의 전도를 위해 기도했던 것. 이렇게 몇 달을 기도하던 중 어느 날 밤 처음 화장실을 가게 됐는데 그게 25년 화장실 청소의 시발점이 되었다.

“밤기도를 하기 시작한지 몇 달인가 지나서 화장실을 갔는데 너무 더러운 거에요. 안그래도 무엇이든 교회에서 봉사하고 싶었는데 이게 바로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그날 시작하게 됐죠.”
최 권사는 대학가 길목이라 드나드는 사람이 많고 특히 취객이 많아 공중화장실처럼 지저분했던 신촌교회 화장실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냄새가 심한 재래식 화장실에서 최 권사는 수세미를 들고 변기를 하나하나 닦고 벽과 바닥까지 반짝반짝 윤이 날 정도로 청소했다. 

“처음에는 얼마나 냄새가 나는지 숨도 못쉬고 어지러울 정도였지만 ‘주님 이게 저의 사명임을 믿습니다’하고 기도하며 청소하기 시작했는데 며칠 지나니 괜찮아졌어요.”
최 권사는 25년을 하루같이 화장실을 청소했다. 하지만 그녀는 화장실을 내가 청소했다고 나서지 않았다. 혹시 화장실을 청소할 때 누가 들어오기라도 하면 숨어서 나갈 때까지 기다릴 정도로 봉사 사실도 숨겼다.


“남모르게 하나님께만 헌신하고 싶었는데 몇 년인가 지나서 어느 부목사님께서 제가 하는 것을 알게 됐다고 얘기하셨어요. 그때 알려지게 됐죠. 끝까지 하나님만 아시게 일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이렇게 시작된 그녀의 화장실 청소는 올해 6월 말까지 계속됐다. 7월에 디스크 수술로 거동이 예전같지 않아져 어쩔 수 없이 봉사를 마친 것이다. 수술 바로 전날까지 밤에 홀로나와 화장실 청소를 했다니 그 정성에 하나님도 감동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매일 밤 화장실을 청소하고 눈물로 기도한 덕에 최 권사는 남편과 시어머니 등 모든 가족을 전도할 수 있었다. 또 그녀의 한결같은 신앙은 주변사람들에게도 귀감이 되었고 수십명을 넘는 전도결실로도 이어졌다.

올해로 오랜시간 남모르게 해온 화장실 청소는 끝이 났지만 목회자들을 위한 ‘결명차’ 봉사는 계속되고 있다. 최 권사는 화장실 청소를 시작하게 되던 즈음부터 예배 시간마다 목회자들을 위해 차를 대접하고 있다. 처음에는 남편과 인근 산에서 약수를 떠다가 놓기 시작했는데 이후 ‘결명차’ 봉사로 자리잡았다. 최 권사는 티백에 물을 끓여 대접하는게 아니라 집앞의 텃밭에 직접 결명자를 심고 수확해 결명차를 끓이는 등 큰 정성을 쏟고 있다.

이밖에도 최 권사는 주일 1부 6시 예배 베들레험 성가대를 15년째 맡아 봉사하고 있으며, 예배 후에는 30년 째 전도부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하루하루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몰라요.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님의 은혜가 너무 감사해서 하는 봉사는 일이 아니라 기쁨이랍니다.”

70세가 넘도록 쉼없이 봉사하는 최 권사는 오늘도 바쁜 뒷모습으로 교회 곳곳을 누비며 봉사가 필요한 곳을 찾아 헌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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