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스터 맥그라스, 도킨스의 무신론 조목조목 반박
서울신대, '만들어진 신에 대한 신학적 응전' 세미나

 

“도킨스는 무신론의 과학적인 필연성을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리처드 도킨스의 무신론을 ‘도킨스의 망상’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던 영국의 저명한 신학자인 알리스터 맥글라스 교수(옥스퍼드대)가 서울신학대학교에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원제 The God Delusion)의 문제점을 자연신학적 관점에서 비판했다.

서울신대(총장 목창균 박사) 신학대학원과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박명수 교수)는 지난 5월 20일 알리스터 맥글라스 교수를 초청해 ‘만들어진 신에 대한 신학적 응전:과학과 종교의 대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도킨스 교수가 몸담고 있는 옥스퍼스대학에서 기독교 변증학과 자연신학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맥글라스 교수는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자연과학자 출신자답게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도킨스의 무신론의 허점을 자연과학과 신학적 논리로 반박했다. 세미나에서 맥글라스 교수는 “도킨스가 ‘만들어진 신’에서 주장하는 무신론은 과학적 논거가 약하고 진리를 외면하는 망상에 가깝다”고 비판하고, 이에 대한 신학적, 과학적 논거를 제시하면서 강연을 이끌어 갔다.

맥글라스 교수는 “도킨스는 자연과학과 무신론을 연결시켜 과학은 신에 대한 신앙을 불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신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볼 때 이러한 관점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버드대 천문학자 오웬 진저리치,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 등 신을 믿는 과학자들의 사례를 들면서 ‘과학이 신이 없음을 증명했다’는 도킨스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과학은 신의 존재에 대해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과학으로 신이 없음을 증명하려는 도킨스의 시도는 무의미하고 교만한 행위에 불과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믿음은 맹목적인 신뢰이며 산타클로스를 믿는 것과 같이 유아적인 신념’이라는 도킨스의 입장에 대해서 맥그라스 교수는 “나는 수년간 무신론자로 있다가 18세에 하나님을 발견했으나 한번도 이를 유아적인 퇴보로 여긴 적이 없다”면서 도킨스의 믿음에 대한 정의가 불충분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결론적인 것과 가정적인 것에 대해 혼동하면 도킨스와 같은 착오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에 대한 신앙은 비이성적인 생각이며 정신적인 바이러스라는 견해에 대해서도 “누가 이성적인 것과 과학적인 것을 결정하느냐”고 반문하고 신앙과 이성은 오히려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맥글라스 교수는 ‘종교는 우주의 세계관을 가난하게 만든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기독교적 세계관은 신과 자연에 대해 경외감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 중세 종교인의 우주관이 좁았기 때문에 이러한 오해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또 종교가 인간성을 손상시키고 폭력을 조장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물론 종교가 폭력을 조장할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종교문제와 관련된 폭력성은 종교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내재해 있는 폭력성에 있다”고 반박했다. 맥글라스 교수는 이런 논박을 통해 ‘만들어진 신’은 수사학적 과장, 고도로 취사 선택 된 증거, 최악의 것에 집중하는 고집 위에 기초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만들어진 신’은 도킨스가 과학을 빙자해 만들어낸 망상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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