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공회 번역팀서 24년 근무
성서번역 위해 국문학 박사취득도

기독인은 성경을 통해 신앙인으로서 한층 성숙해지고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 이러한 성경의 가치를 알기에 오랫동안 성서번역을 담당해온 전무용 장로(소망세광교회·사진)의 어깨는 늘 무겁다. 전무용 장로는 24년째 대한성서공회 번역팀 부장으로, 성서 번역의 실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전 장로가 근무하는 대한성서공회 번역팀은 성서번역과 관련된 모든 행정과 민원 업무를 총괄하는 곳이다. 특히 전 장로는 지금까지 표준새번역, 공동번역 성서, 개역개정판 등 굵직굵직한 성서 번역 과정에 실무자로 참여하며 성서 번역의 역사와 동고동락했다. 또한 국어학자가 아닌 역사학자, 신학자 등이 성서번역을 진행할 때, 국어 문법에 알맞은 문장을 제시하고 성경 번역 후에 일반인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하는 일도 담당했다. 최근에는 2011년 한국어 성서 완역 100주년을 앞두고 행사의 총책임자로도 사역 중이다.

지금은 베테랑이 됐지만 전 장로가 성서번역의 길로 들어서게 된 건 우연이었다. 오랫동안 교사를 꿈꿔온 전 장로는 시골 중학교 국어 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못가서 해직을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정부의 부당함을 토로하던 신문제작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해직교사가 된 것이다. 이때 한 지인이 ‘국문학을 전공하고 완벽한 한국어 문법을 아는 젊은이’를 찾던 대한성서공회에 전 장로를 소개했고, 그는 당시 진행 중이던 표준새번역 과정에 참여하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님께서 성서번역에 저를 사용하시기 위해서 여러 가지 환경을 만들어 놓으셨던 것 같아요. 우연 같았지만 계획하심이 있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사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성경에 대한 애착이 컸다. 전 장로는 “고등학생 때 아주 쉽게 번역된 신약 새 번역서를 읽으며 감탄하거나 여러 서점을 돌아다녀 새로 나온 번역 성서를 구매했던 기억이 있다”며 “그때부터 성경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교사로의 복직의 길이 열렸을 때도 ‘성경번역을 놓지 못해’ 교편을 내려놓고 말았다는 것이다.

다른 책도 그렇지만 읽는 이가 한 줄 한 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성경을 번역하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원문에 충실한 문장과 국어적으로 아름다운 문장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국어적으로 수려한 문장은 성경 원문의 내용을 잘 반영하지 못합니다. 또 전문가들이 번역한 성경은 원문은 잘 반영하지만 국어적으로 거칠고 서툰 문장이 되어버립니다. 이 사이를 조정하는 것이 성서번역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이죠.”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 장로는 전문성을 위해 국문학을 공부해 박사학위를 취득했을 정도로 국어문법 공부에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또 수시로 바뀌는 국어문법을 체크하며 가장 최근의 정보를 익히고 있다.

이렇게까지 노력하는 데는 직업적인 소명과 함께 학생과 젊은이들을 아끼는 마음이 컸던 탓도 있다. 교사 시절 학생들을 사랑했던 마음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 장로는 “교회에 젊은이가 줄어드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성경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젊은이들이 재밌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성경을 만드는데 남은 시간을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 장로는 오늘도 모든 이들이 쉽고 은혜롭게 읽을 수 있는 성경을 만들기 위해서 성서번역의 현장에서 전심전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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